안전성평가연구소(KIT)는 미세먼지 속 중금속인 카드뮴이 인체 전립선에 미치는 독성학적 영향과 더불어 멜라토닌이 독성을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카드뮴은 각종 배터리, 금속코팅, 안료, 플라스틱 안정제 등에 사용되는데 대표적인 발암물질 이기도 하다. 폐, 간, 신장에 축적돼 폐암, 신장암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연구팀은 동일한 유전적 특징을 가지는 세포 집단인 세포주와 쥐에 인체 노출 가능 범위인 200마이크로그램(㎍)/㎏ 농도로 카드뮴을 노출시켰다.
그 결과 산화스트레스로 세포막을 손상시키는 활성산소가 증가해, 세포사멸이 유도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또 세포 대사 항상성과 세포사멸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세포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 카드뮴이 침투해, 미토콘드리아 막전위(세포막 안쪽과 바깥쪽의 전위차)를 감소시킴으로써 세포 독성을 유발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최근 미토콘드리아 항상성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고된 'STAT3(Signal Transducer and Activator of Transcription 3)'가 카드뮴 노출에 따라 기능이 손상됨을 밝혀냈다.
STAT3는 면역 억제, 염증 질환 및 자가면역질환 등 세포 자극에 반응해 다양한 유전자 발현을 매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쥐에 카드뮴을 노출한 경우, STAT3 단백질이 감소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를 통해 카드뮴이 전립선 조직을 손상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카드뮴 노출이 STAT3 기능을 저하시키고 미토콘드리아 항상성을 손상시켜 전립선 조직 크기와 기능에 영향을 줘 전립선 손상을 유발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수면 리듬을 조절하는 생체호르몬으로, 불면증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멜라토닌을 1시간 전처리한 결과 멜라토닌이 미토콘드리아 STAT3 기능을 조절해 미토콘드리아 항상성을 향상시키고 세포 사멸을 방해함으로써 전립선 기능의 독성영향을 저감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허정두 KIT 경남바이오헬스연구지원센터장은 “향후 초미세먼지 속 중금속 물질의 유해성 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며 “물질 유해성 파악 뿐 아니라 이를 저감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연구도 함께 수행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연구는 KIT와 한성민 플로리다대 교수팀이 공동 수행했으며, 생물학 분야 권위학회지인 '커뮤니케이션즈 바이올로지'에 지난 2월 게재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