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제2 벤처 붐'에 힘입어 기록적인 성과를 올리던 벤처캐피털(VC) 업계의 실적이 1년 만에 곤두박질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재편 등에 따른 복합위기로 불확실성이 급증하면서 투자 혹한기에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운용자산(AUM) 기준 업계 1위인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208억원에 달했다. 전년 716억원을 기록한 영업이익이 급전직하했다. 매출도 전년보다 60% 줄어든 442억원을 기록했다. 이 업체의 적자 기록은 10여년 만이다.
이 밖에 AUM 1조원 이상 대형 VC 10개사 가운데 8개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VC업계 실적 악화는 시장의 유동성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벤처펀드를 통해 투자한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급락하면서 VC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분법 이익이 함께 줄어든 탓이 크다. 실제 한투파의 지분법 이익은 90% 가까이 감소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되면서 투자주식 처분에 따른 이익도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VC 실적 부진은 1년 전과 크게 대비된다. 연간 영업이익 증가율이 무려 2000%가 넘는 업체가 등장할 정도로 투자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에 3조원 넘는 돈이 스타트업에 투자되는 등 사상 최대 투자 기록을 갈아치우던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고위험·고수익을 원칙으로 하는 VC 특성상 실적 부침은 시장 상황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문제다.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은 우리 산업의 미래를 위한 씨앗이다. 정부에서도 VC 투자 혹한기가 길어지지 않도록 적절한 정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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