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엑스 AI 반도체 출격 시동..."데이터센터 밖 모든 AI 기기 공략"

Photo Image

딥엑스가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출격 준비를 마쳤다. 회사는 2018년 설립된 AI 반도체 스타트업으로 데이터센터를 제외한 모든 AI 기기 시장을 공략한다는 포부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미 로봇·관제·공장 자동화 등 다양한 분야 고객과 긴밀한 협업을 진행, 가시적 성과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딥엑스는 최근 AI 반도체 칩 △DX-L1 △DX-L2 시제품 개발을 완료했다. 엔지니어 샘플(ES) 단계까지 성공시켜 고객사 검증 절차를 돌입한다. 내년 초 본격적인 양산도 앞둬 빠른 시장 침투가 예상된다. 딥엑스는 20여개 이상 고객사와 AI 반도체 칩 탑재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DX-L1과 DX-L2는 딥엑스가 자체 개발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적용한 '에지용' AI 반도체다. 에지는 데이터센터나 중앙 네트워크 시스템 끝단에서 작동하는 모든 기기를 의미한다. 다수 AI 반도체 스타트업이 고성능컴퓨팅(HPC)나 데이터센터용 칩 개발에 주력했지만 딥엑스는 사업 초기부터 에지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적용할 수 있는 기기 수가 많고 시장이 훨씬 크다는 판단에서다.

DX-L1는 초당 2조4000억번 연산(2.4TOPS)이 가능한 AI 반도체다. 단일 카메라에서 생성된 영상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 DX-L2는 6.4 TOPS로 카메라 3대 분량 데이터를 처리한다. 두 제품 모두 높은 전력 대비 성능(전성비)이 강점이다. 에지 기기는 배터리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아 AI 반도체가 전력을 많이 쓰게 되면 기기를 장시간 작동시킬 수 없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전성비를 딥엑스 제품의 핵심 차별화 요소로 삼고 초기 개발부터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AI 반도체 업계 최고 수준 전력 효율성을 자신한다”고 밝혔다. 현재 시중에서 활용되는 에지용 AI 반도체가 보통 15~30와트(W) 전력을 쓰는데, 딥엑스는 이를 수십분의 1로 줄여 한자릿수대 W까지 전력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딥엑스는 연산 성능을 대폭 키운 AI 반도체도 개발하고 있다. DX-M1과 DX-H1이 주인공이다. DX-M1은 카메라 10대 이상 영상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23TOPS, DX-H1는 1만대 카메라를 AI로 처리하는 22POPS(초당 1경번 처리) 성능을 갖췄다. 올해 순차적으로 시제품(ES)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사와 성능 테스트를 추진할 방침이다. 딥엑스처럼 AI 반도체 스타트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제품 라인업을 구성하는 건 이례적이다.

딥엑스는 최근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과 AI 반도체를 탑재한 로봇 개발에 협력키로 했다. 다양한 반도체 라인업을 앞세워 공장 자동화, AI 기반 물류 시스템, 스마트 카메라, 오토모티브,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시티,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에지 컴퓨팅 서버 등 시장 저변을 넓힐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올해 여러 고객과의 양산 협력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해 AI 반도체 기술력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Photo Image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