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시마SC 2조원 등 매출 목표 제시
바이오시밀러 시장 큰 폭 성장 기대
美 의료기기 제조사 박스터 사업부 등
글로벌 M&A 추진...주식 스와핑 고려

2년여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사회 공동의장)은 올해 북미 시장 비즈니스에 주력한다. 지난해 셀트리온 그룹 연결매출이 2조2840억원인데 3년 내 북미 시장에서만 2022년의 1.5배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7월 출시 예정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를 필두로 '램시마SC' 등 차기 주력제품을 미국에 안착시키는데 주력한다. 또 글로벌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셀트리온 그룹의 세계시장 경쟁력을 키우는 등 사실상 '제2창업'에 준하는 작업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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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시장서 램시마SC 2조원·유플라이마 1조원·배그젤마 5000억원 목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경영복귀 일성으로 '북미 진출'을 선언했다. 3년 내 북미 시장에서 3조5000억원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서 회장은 “3·1절을 전후해 미국과 캐나다 판매 현장을 점검하고 왔다”면서 “미국 법인에 램시마SC 2조원, 유플라이마 1조원, 베그젤마 5000억원 매출 목표를 주고, 이것을 2~3년 내에 달성하자는 목표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만 지난해 전체 성과를 뛰어넘는 매출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셀트리온 그룹에 올 한해 북미 시장은 매우 중요하다. 4월 '베그젤마'를 시작으로 7월 '유플라이마', 2024년 '램시마SC' 출시를 앞뒀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달 토마스 누스비켈을 미국 법인 최고사업책임자(COO)로 선임했다. 누스비켈 COO는 암젠,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 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누스비켈 COO 선임을 전후해 올 상반기 북미 영업인력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앞서 2022년 8월 미국 의약품 유통 라이선스를 보유한 셀트리온USA를 셀트리온헬스케어로 넘기며 현지 직판 전환 채비를 마쳤다. 서정진 회장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이 미국법인 CEO를 겸직한다. 주력제품 출시를 앞두고 서정진 회장이 직접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북미 영업 조직을 재정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이다. 특히 올해부터 휴미라 등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가 풀리며 이를 대체하기 위한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가면역질환제 휴미라는 지난해 212억3700만달러(약 27조원) 매출을 올렸는데 이중 미국 내 매출은 186억달러 정도로 90% 이상을 차지했다. 각각 2조2840억원, 6472억원인 지난해 셀트리온 그룹 매출과 영업이익을 고려하면 큰 폭 성장이 가능한 새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피하주사제로 제형을 바꿔 신약으로 미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추진 중인 램시마SC는 북미에서만 15만명 환자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초기부터 직접 미국 시장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서정진 회장 이력을 고려하면 그의 경영일선 복귀는 그룹 내 미국 사업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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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 전경 (사진제공=셀트리온)

◇복귀 전부터 쏘아 올린 글로벌 M&A 선언 “주식 스와핑도 고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의료기기 제조사 박스터인터내셔널 바이오파마솔루션 사업부 인수를 추진 중이다. 서정진 회장이 이사회 복귀 전부터 물밑에서 M&A를 타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박스터 사업부 인수를 검토한 적은 있지만 확정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서 회장 의지는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인수 자금이다. 박스터는 무균 제조, 정맥 주사 제품 등에서 글로벌 1위를 달리는 수액 전문 제약사다. 매물로 나온 박스터 바이오파마솔루션 사업부는 백신 위탁 생산이 주력이다. 해당 사업부 2021년 매출은 6억6900만달러(약 8736억원)를 기록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 평가하는 박스터 바이오파마솔루션 사업부 가치는 40억달러로 우리 돈 5조원이 넘는다. 2022년 말 셀트리온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000억원 정도로 글로벌 M&A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외부 자금이 필요하다.

셀트리온은 괜찮은 매물이 나올 경우 보유 현금에 인수금융 등 대출을 활용해 조 단위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이 자국 내 바이오 제조 물량에 인센티브를 주는 '바이오 이니셔티브'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현지 생산시설을 확보하는데 주력한다.

서 회장은 이날 주주총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M&A와 관련해) 상반기는 사실 관찰하는 기간으로 보고 있고, 실제 움직임은 하반기에 일어날 것”이라면서 “주식 스와핑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스터 바이오파마솔루션 사업부 인수뿐 아니라 계속 M&A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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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플라이마 (사진제공=셀트리온)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