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인공지능 챗GPT 사회 이후 대비가 필요하다

Photo Image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 전 경기대 교수

인공지능(AI) '챗GPT'가 인류를 유토피아 세상으로 이끌 것인가. 아니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적 사회로 이끌 것인가.

사람들은 인공지능 챗GPT가 주는 유용함과 경이로움을 체험하면서, 한편으로는 미래 사회에 대한 기대를, 다른 한편으로는 두려움을 가지고 미래사회를 걱정하고 있다.

사람들은 챗GPT의 편리성에 흠뻑 빠져들면서도 챗GPT가 제공하는 정보와 지식의 오류를 경계한다.

챗GPT-3.5가 지난해 12월 1일 세상에 공개된 지 두 달도 안돼 월간 이용자 수가 1억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챗GPT는 실생활에 필요한 질문에 유익한 답변을 해주고, 고도의 지적 수준을 요구하는 논문 작성도 가능하다. 또, 창의력이 요구되는 노래 작사와 작곡, 그림 그리기도 가능하다. 지금 세상은 챗GPT와 연계 또는 유사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많은 전문가는 챗GPT가 초래할 문제점에 대해 우려한다. 챗GPT 개발과 보급에 제한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표절 문제로 지식체계와 교육 붕괴를 우려하고, 직업 소멸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나아가 일부 AI 개발그룹이 정보와 부를 독점해 새로운 거대 권력이 되고, 극단적인 부의 양극화가 초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보다 두려워하는 것은 AI 기술을 포함한 과학기술이 인간 통제를 벗어날 것이라는 특이점 이후의 세상이다. 극단적으로는 인간이 AI의 지배를 받는 사회까지 상정하고 있다.

궁금한 것은 정말 그렇게 되는 것일까. AI의 기술 발전과 보급을 통제할 수 있을까. 한 국가가 이를 통제한다고 해도 다른 국가가 개발하면 그 같은 통제는 새로운 AI 사회에 뒤처지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인류는 그동안 두 번의 문명 전환을 겪었다. 신석기시대 농업혁명과 18세기 산업혁명이다. 농업혁명은 이동 생활과 채집경제로 이뤄진 구석기시대의 종말을 가져왔다. 농업혁명 이후 인간은 정착 생활을 하고 생산력의 발전으로 이전보다 윤택한 경제생활을 하고, 국가를 이루고 문명의 발전을 이뤘다. 18세기 산업혁명은 인류사회를 농업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전환시켜 줬고, 20세기 들어 인간이 기아와 질병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기여했다.

문명의 전환은 인간에게 두려움도 함께 가져다줬다. 산업혁명을 주도하던 19세기 영국에서는 공장제 공업 발전으로 그 지위를 상실하게 된 수공업자가 공장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을 벌였다. 인공지능으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은 인류가 맞이한 세 번째 문명 전환이다. AI 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 앞에 두려움을 지니고 이를 쳐다보는 이들의 모습에서 19세기 영국 수공업자의 모습이 어른거린다면 과한 표현일까.

분명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문명의 전환 이전에는 전환 이후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문명의 전환에 빛과 그림자가 있다는 것이다. 산업혁명이 인간의 진보를 가져다줬지만, 유럽이 세계를 식민지 지배하고 그 과정에서 식민지를 야만적으로 약탈했다. 따라서 예측을 뛰어넘을 미래에 대한 우려보다는, AI 혁명이라는 문명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야만적인 일을 막기 위한 준비에 우리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AI 혁명의 혜택이 모든 이들에게 고르게 주어지고, 누리게 하는데 필요한 제도와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 전 경기대 교수 k1682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