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의 법칙' 만든 반도체 거장, 고든 무어 94세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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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무어 인텔 공동 창업자(사진=인텔)

미국 인텔 공동 창립자이자 반도체 집적도가 2년마다 두 배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으로 유명한 고든 무어가 94세 나이로 별세했다.

인텔과 고든앤드베티무어재단은 24일(현지시간) 고든 무어가 하와이에 있는 집에서 가족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 공대 출신 반도체 개발자였던 무어는 1968년 실리콘밸리에서 로버트 노이스와 인텔을 설립했다. 1975년 인텔 사장으로 임명된 뒤 1979년 이사회 회장과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1987년 인텔 CEO직에서 물러나고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명예 회장으로 지냈다.

무어는 반도체 업계 거장으로 1965년 반도체 트랜지스터 회로 집적도가 2년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제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법칙이라고 불리지만 실제 모든 반도체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일종의 '경험칙'으로 통용된다. 최근 반도체 미세화 한계로 무어의 법칙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무어의 법칙을 이어나가기 위해 반도체 집적도 높일 수 있는 기술 혁신에 매진하고 있다.

무어는 뛰어난 자선사업가이기도 했다. 특히 환경 보전과 과학 발전, 환자 치료 개선에 열정을 쏟았다. 2000년 부인과 함께 '고든 앤드 베티 무어 재단'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51억달러 이상 기부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고든 무어는 트랜지스터 힘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수십년 동안 엔지니어와 기업가에게 영감을 줬다”며 “우리는 무어의 법칙에서 영감을 받아 주기율표가 고갈될 때까지 이를(무어의 법칙)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