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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누티비 메인 화면. 사진=누누티비 캡처

불법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무단으로 마구 올렸다가 비판을 받자 한국 OTT 콘텐츠를 모두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누누티비는 23일 '국내 OTT/오리지널 시리즈 전체 자료 삭제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문을 올리고 "최근 누누티비에 대해 이슈화돼 있는 국내 OTT/오리지널 시리즈와 관련된 모든 동영상을 일괄 삭제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삭제 대상은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티빙, KT 시즌, 그 외 기타 한국 오리지널 모든 시리즈로 명시했다. 반면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 콘텐츠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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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누티비 측이 업로드한 '국내 OTT 오리지널 자료 삭제 리포트(1차)'. 사진=누누티비 캡처

이후 누누티비가 24일 홈페이지에 업로드한 '국내 OTT 오리지널 자료 삭제 리포트(1차)' 게시글에는 "어제 발표한 공지사항 내용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국내 OTT 업체에 대한 오리지널 시리즈를 모두 삭제하였으며 필터링 조치를 완료했다"고 기재됐다.

삭제 완료된 자료에는 △유미의 세포들 △술꾼도시여자들 △환승연애 △좋좋소 등 국내 OTT 콘텐츠가 포함됐다.

누누티비 측은 "이들 자료는 더 이상 업로드 진행되지 않으며, 국내 OTT 콘텐츠는 추후에도 영구적으로 업로드 진행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개설된 누누티비는 국내외 유료 OTT의 신작 콘텐츠가 공개되는 즉시 스트리밍해 문제가 됐다.

불법 콘텐츠 대응 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URL(인터넷주소) 차단에 나섰지만 누누티브는 도메인 변경 등 수법으로 운영을 지속해왔다.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가 추산한 누누티비 내 콘텐츠 조회수가 지난달 기준으로 18억회를 훌쩍 넘기고, 최근 흥행한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더글로리'도 무단으로 스트리밍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커졌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직접 URL 차단을 강화하고,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이 누누티비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국회까지 나섰다.

변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일정 규모 이상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국내에 캐시서버를 설치할 경우 접속차단을 위한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누누티비처럼 우리나라에 캐시서버를 둔 콘텐츠전송네트워크를 우회하면서 도메인을 변경하는 사례를 잡아내 제재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누누티비를 제재하기 위한 여론과 조치가 활발해지자 누누티비는 결국 한국 OTT에 한정해 삭제 조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누누티비는 "국내 OTT 피해에 대해 어느 정도 수긍하며 앞으로 자료 요청 또한 국내 OTT 관련된 모든 자료는 처리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금주 내로 국내 OTT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일괄 삭제할 예정으로, 완료되면 다시 한번 공지를 통해 안내하겠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