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테크는 세계 최초로 지워지지 않는 라벨을 개발한 이노비즈기업이다. 전자제품, 의료기기 등 제품 생산 로트(Lot) 추적이 필수인 산업군에서 기다려왔던 제품이다. 여기에 기존 열전사 방식과 달리 플라스틱(PET) 재질 리본 같은 소모품을 사용하지 않아 비용 절감은 물론 폐기물 제로 등 경제성과 친환경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프린터는 크게 영수증을 출력하는 POS프린터와 사무용 A4용지 프린터, 산업용 라벨 프린터 등 세 가지로 분류한다. A4용지 프린터는 1950년대 잉크젯 프린터 개발 이후 1980년대 레이저 프린터로 진화했다. 하지만 바코드 라벨 프린터는 일본 사토(Sato)가 1981년 개발한 열전사 방식을 40년간 사용하고 있다. 투테크가 잉크를 쓰지 않는 레이저 라벨 프린터를 개발, 제품 양산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투테크 레이저 프린터와 열전사 방식은 큰 차이가 있다. 기존 열전사 방식은 리본을 헤드로 녹여 라벨 표면에 바코드 등을 인쇄한다. 화학 약품이나 물리적 마찰 등 외부요인으로 지워지는 문제가 있다. 또 리본이 구겨지거나 헤드 수명이 고갈되면 인쇄 불량이 발생하기 쉽고, 열을 가해 부착하기 때문에 해상도도 떨어진다. 무엇보다 리본 폐기물 등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나와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반면 레이저 인쇄는 레이저가 표면을 통과해 라벨 중간층에 인쇄하기 때문에 지워질 우려가 없다. 레이저 인쇄 방식으로 리본이 필요 없어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고, 헤드 마모로 인한 인쇄 불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레이저 프린터 수명도 10만시간으로, 매일 8시간 사용할 경우 30년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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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테크가 개발한 레이저 라벨 프린터.(투테크 제공)

투테크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 주요 대기업인 S전자와 L전자를 비롯해 전력회사, 의료기기산업, 대학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태양광 모듈, 변압기, 의료기기를 살펴보면 투테크 기술이 담긴 레이저 라벨을 발견할 수 있다. 투테크는 다품종 소량생산 기업, 수출 준비 기업, 장기 애프터서비스(AS) 기업, 생산량이 많아 라벨 프린터 소모품 교체가 빈번한 기업 등을 중심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남의조 투테크 대표는 “바코드 정보가 훼손되지 않아 제품 제조·유통 과정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서 “복제와 위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중한 기술력과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 기술인 만큼 개발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라벨 프린터업계에 몸담았던 남 대표는 라벨이 지워진다는 고객사 불만을 들어 제품 문제점을 알고 있었다. 투테크를 설립하고 제품 개발에 나서던 중 테스트를 위해 방문한 한 레이저 장비업체에서 레이저가 투명한 비닐을 통과해 아래에 놓인 검은색 종이를 태우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2004년 레이저를 이용한 인쇄를 개발했고, 2009년 레이저 라벨 프린터 버전1을 세상에 내놨다. 하지만 비싼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이후 끊임없는 연구·개발(R&D) 끝에 2020년 출시한 버전4는 최초 개발 상품 대비 10분의 1 수준 가격으로 상용화했다. 기존 열전사 방식 프린터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지만, 소모품 비용이 없어 라벨 인쇄 비용을 약 20% 낮췄기 때문에 제품 생산량이 많은 기업일수록 더 빨리 경제성을 누릴 수 있다.

남 대표는 “해외 수출 판로를 넓히고 레이전 엔진, 오토라벨러, 레이저 마킹기 등 제품을 지속 개발하겠다”면서 “레이저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R&D에 집중, 세계 속 투테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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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조 투테크 대표.(투테크 제공)

※ 남의조 대표 인터뷰

-주요 기술과 특허는 무엇인가.

▲레이저가 라벨 표면층을 손상시키지 않고 통과해 라벨 중간층에 반응해 데이터를 인쇄하는 방식이다. 라벨 표면보호필름 하단에 인쇄돼 데이터가 보호되며 마찰, 화학물질, 기름 등과 같은 요인으로 절대 지워지지 않는 구조다. 국내 특허 3건 이외에 미국, 일본, 중국, 베트남, 유럽에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지워지지 않는 라벨을 개발했다.

▲한민족이 세계 최초로 1377년에 금속활자를 만들고 이후 약 650년만에 라벨 중간층에 인쇄하는 기법을 발견해 지워지지 않는 인쇄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까지 냈다. 일본이 열전사 라벨 프린터 종주국인 것처럼 한국이 레이저 라벨 프린터 기술 종주국이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핵심 기술은 레이저에 반응하는 특수 라벨에 있다. 레이저 장비는 기존 업체가 흉내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라벨은 그렇지 않다. 특히 20여년간 기술개발을 통해 확보한 가격경쟁력은 넘기 어려울 것이다.

-이노비즈 인증 획득 후 달라진 것은 무엇인지.

▲기술혁신기업임을 입증해주는 이노비즈 인증을 통해 회사가 보유한 기술에 대한 대외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 비즈니스할 때 매우 용이해 인증을 지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또 이노비즈 인증을 통해 병역특례업체로 선정돼 라벨 인쇄 공장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레이저 라벨 프린터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흐름과 맞닿아 있다.


▲라벨 프린터가 만들어지고 약 40년 동안 리본·잉크와 같은 소모품을 사용하고 폐기물로 버려지는 방식을 고수해왔다. 투테크가 레이저 라벨 프린터를 개발해 소모품을 없애 폐기물을 발생하지 않게 됐다. 레이저 라벨 프린터와 같은 친환경 기술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모든 기업이 사용하길 바란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