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 준비하는 호텔신라, 면세·호텔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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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16일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등을 노리고 있는 호텔신라가 순항하고 있다. 올해 주력인 면세·호텔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고 먹거리 산업을 적극 발굴해 코로나 팬데믹 그림자를 떨쳐내겠다는 각오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호텔신라 면세 부문)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신규 입찰에서 응찰한 5개 사업권 모두 예비 사업자로 선정됐다. 향수·화장품·주류·담배를 취급하는 DF1~DF2, 패션·부티크 등을 취급하는 DF3~DF5에서 각각 1개씩 사업권을 확보했다.

라이벌 롯데면세점이 입찰에서 탈락한 만큼 업계 1위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지난 2021년 기준 양 사 매출 격차는 4000억원 이내까지 좁혀졌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인천공항 면세점 연간 매출은 3조원대다. 이번 사업권 유효 기간이 최대 10년까지 늘어난 만큼 여객 수요 회복세에 따라 양 사 매출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충분하다.

호텔·레저 부문도 상승세다. 지난해 호텔·레저 부문 매출은 6546억원으로 지난 2019년 대비 1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또한 698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비즈니스 호텔 체인 '신라스테이'가 비수기인 4분기에도 투숙률이 증가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헬스케어 사업 성장세가 고무적이다. 자회사 SHP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매출 390억원, 당기순손익 25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호텔신라는 지난해 1월 스포츠 시설 운영 사업부였던 SHP코퍼레이션을 분리해 독립법인으로 신설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만큼 오프라인 피트니스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호텔신라는 올해를 재도약 원년으로 삼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지난 1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본으로 돌아가 고객 중심의 사업 모델을 재구축하고 수익 구조를 내실 있게 개선해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50년을 책임질 신사업 발굴에도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면세 부문은 글로벌 시장 정상화에 대비해 마케팅 체제를 재정비한다. 송객 수수료 정상화 등 영업 전략도 대폭 보완한다. 호텔·레저 부문은 위탁운영 사업 '신라 모노그램'을 중심으로 해외 10여 개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글로벌 뷰티 브랜드 '로레알',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설립한 합작법인 '로시안'도 상반기 서울 신라호텔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다.

관건은 수익성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호텔신라는 매출액 4조9220억원, 영업이익 783억원을 기록했다. 출혈 경쟁을 통해 매출은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끌어올렸지만 수익성에는 물음표가 남아있다. 공격적인 임대료 배팅으로 확보한 인천공항 사업권 또한 '승자의 저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