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의 대형 화재 여파로 일부 차종의 출고용(OE) 타이어를 한국타이어에서 금호·넥센타이어 제품으로 대체한다. 대다수 차종은 복수 공급사를 두고 있어 당장 생산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한국타이어 제품으로 전량 공급되는 기아 레이는 일부 생산에서 차질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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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화재가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연합뉴스

19일 자동차부품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최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현황과 대응 방안을 담은 생산 조정 계획안을 마련했다. 이번 화재로 대체품 투입이 결정된 현대차 차종은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는 '1세대 코나(코드명 OS)'와 '7세대 그랜저(GN7)'다.

2세대 출시 이후에도 여전히 울산1공장에서 수출용으로 생산하는 구형 코나에는 그동안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 제품이 규격별로 병행해서 공급됐다. 이번 화재로 한국타이어 제품의 재고를 먼저 반출하고, 완전히 소진되면 넥센타이어 제품을 대체 투입해서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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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로부터 일부 규격 제품을 공급받는 현대차 그랜저. 전자신문 DB

아산공장이 생산하는 현대차 신형 그랜저도 한국타이어 재고 소진 시 대체품으로 금호타이어 투입을 결정했다. 그랜저는 인기 차종인 만큼 한국타이어 외에 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와 해외 타이어 제조사인 피렐리 등 총 4개사에서 타이어가 공급되고 있어 이번 화재로 말미암은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18인치 및 19인치 규격은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 20인치는 한국타이어와 피렐리 등 복수의 제조사가 같은 규격 제품을 그랜저에 공급하고 있다.

다만 기아의 박스형 경차 레이는 보유 재고 소진 시 일부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복수 제조사의 타이어가 공급되는 다른 차종과 달리 내수 시장에만 판매하는 레이는 한국타이어만을 공급사로 뒀다. 기아는 한국타이어에서 14인치와 15인치 규격 OE 타이어 전량이 공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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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제품을 장착해 출고하는 기아 레이.

기아는 레이의 타이어 재고 소진 후 생산을 잠시 멈추고 동희오토 서산공장에서 레이와 함께 위탁 생산하는 모닝의 생산량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레이 내수 판매량이 제한적인 만큼 재고 차량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 외에 한국타이어 제품이 공급되는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피해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와 대체품 공급을 논의하는 등 사태 장기화에 따른 추가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화재 발생 이튿날인 13일부터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물류창고에 적재된 21만개의 타이어가 불에 탄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생산 재개 예정일은 미정이다. 대전공장은 생산 제품 가운데 65%를 수출하고 나머지 35%를 국내 완성차 업계에 공급해 왔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현재로선 공장 재가동 시기를 예상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을 파악하고 물량을 국내외의 다른 생산 거점으로 분산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