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스템반도체 신화 창출 기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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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20년 동안 300조원을 투입해 첨단 반도체 공장(팹)을 5개 구축한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할 전진기지다. 정부는 15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반도체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배터리, 바이오, 미래차, 로봇 등 우리나라의 강점인 6대 산업별 세부 전략을 마련해 550조원을 투자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대한민국의 반도체 미래는 물론 첨단 산업 지형도를 다시 그리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산업이 국가 전략 산업이자 국가 안보를 좌우하는 자산으로 떠오르자 세계 각국은 헤게모니 선점을 위해 각축전에 들어갔다. 미국, 중국, 대만,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국가자원을 총동원하는 대규모 투자와 보조금·세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은 필요한 조치이자 시의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시스템 반도체 집중 육성 계획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선 세계 수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보다 시장 규모가 2배 이상 큰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선 이렇다 할 입지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메모리 반도체 성공 신화를 써 온 만큼 시스템 반도체에서 못할 이유가 없다. 선도적 투자와 초격차 기술 전략의 노하우를 다시 한번 발휘해야 한다.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가 주요국과 경쟁 기업이 넘볼 수 없는 초격차 기술의 산실로, 궁극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시스템 반도체뿐만 아니라 첨단 산업 전 분야에서의 성공 신화 완성은 정부의 지속적이고 파격적인 지원과 기업의 끊임없는 도전이 결합해야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