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남부 민간 거주지에 '악마의 무기'로 불리는 소이탄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부흘레다르에서 러시아군이 발사한 터마이트 소이탄이 불꽃을 내며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영상이 확산했다.
터마이트 소이탄은 알루미늄에 산화철을 혼합해 섭씨 3000도의 열을 내기 때문에 한번 불이 붙으면 진화가 어렵다. 소이탄이 발생시키는 고열은 강철과 콘크리트까지 태운다. 사람의 몸에 닿으면 뼈와 살이 녹는 심각한 화상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소이탄은 폭발 시 피해 범위가 넓어 군사적 목표물은 물론 민간인까지 광범위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무서운 살상력 때문에 '악마의 무기'라고도 불린다. 이런 이유로 제네바 협약에 따라 국제법상 연막용과 조명용으로만 사용 범위가 제한돼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해 9월에도 러시아군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소이탄의 섬광이 쏟아져 내리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상대로 사용이 금지된 소이탄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추정,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며 비난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전술적 요충지 바흐무트를 둘러싼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치열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지난 한 주 동안 1000명 이상의 심각한 병력 손실을 봤다고 우크라이나 측이 이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밤 동영상 연설을 통해 "바흐무트 주변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지난 한 주 동안에만 러시아군 1100명이 사망했다"며 "이는 러시아군의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른 러시아군 1500명도 더 이상 전투에 참여할 수 없을 정도의 중상을 입었다면서, 적 탄약고 10곳 이상과 수십 대의 장비도 파괴됐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거센 공세로 우크라이나 측에서도 심각한 전력 손실이 발생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에 최대한 손실을 입히고 계획된 반격을 준비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며 바흐무트 사수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