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여파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정부는 높은 경각심을 가지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1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최상목 경제수석,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SVB 사태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영향을 논의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12일 거시경제·금융현안 관련 정례 간담회에서 SVB 사태의 영향을 점검한 지 이틀 만에 다시 열렸다.
우리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추 부총리는 “주식시장은 미국 등의 대응조치 이후 외국인자금 유입 등으로 코스피뿐만 아니라 벤처기업이 다수인 코스닥도 소폭 반등했다”며 “국채시장은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고 글로벌 긴축 전망이 약화되면서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금융기관은 자산과 부채 구조가 SVB와 상이하고 유동성이 양호해 일시적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충분한 기초체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며 “4대 공적연금, 한국투자공사, 우정사업본부 등 투자기관의 관련 은행들에 대한 익스포처 규모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현 단계에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한 상황에서 금융 시스템의 불안 요인이 겹친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추 부총리는 “이번 사태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고강도 금융 긴축이 지속되면서 취약 부문의 금융 불안이 불거져 나온 경우”라고 진단하며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당면한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해 금융시장 안정 유지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