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데미츠코산, 韓에 R&D센터 구축

경기도 오산에 해외 첫 단독 법인 설립
OLED 외 배터리·반도체소재 생산 검토
韓 협력 강화…공급망 안정화 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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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미츠코산 본사

이데미츠코산이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구축한다. 이데미츠코산이 일본 외 다른 국가에 단독 R&D를 마련한 건 처음이다. 이데미츠코산은 연 매출이 70조원을 넘는 일본 대표 석유화학 및 소재 기업이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를 생산해왔는데, R&D 기능까지 추가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데미츠코산은 경기도 오산에 '이데미츠어드밴스트머티리얼즈코리아'를 설립했다고 13일 밝혔다. 신설 법인은 한국 내에서 R&D 기능을 담당할 계획으로 △리튬전지 재료 △결정성 산화물 반도체 △OLED 재료 △신규 농약 등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내 소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마케팅 조직도 확대, 신설 법인에 인력과 조직을 구성할 방침이라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이데미츠코산이 해외에 R&D센터 격인 법인을 단독으로 세운 건 처음이다. 2017년 스위스에 '이데미츠 리서치앤드비즈니스디벨롭먼트유럽(IRBDE)'을 설립했지만 이는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와 협력했다. 이데미츠어드밴스드머티리얼즈코리아는 이데미츠코산이 100% 출자했으며 한국 내 처음이자 해외 첫 단독 R&D 거점이다.

이데미츠코산은 한국에서 '투 트랙'으로 사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앞선 2011년 경기도 파주에 설립한 이데미쯔전자재료한국은 OLED 재료를 생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에 공급하고 신규법인은 제품 고도화를 담당한다. 또 OLED 소재뿐 아니라 배터리와 반도체 소재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이데미츠코산의 이번 투자는 회사의 사업 강화에 목적을 둔 것이지만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한국행을 택했다는 데 주목된다. 이데미츠코산이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반도체·이차전지 핵심 전략지로 한국을 주목하고, 한국 내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여서 국내 공급망 안정화에 적지 않은 효과가 예상된다.

실제로 2019년 일본 수출 규제 이후 일본 소재 기업의 한국 내 진출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반도체 감광제(포토레지스트)를 공급하는 스미토모화학은 2021년 국내에 불화아르곤(ArF) 포토레지스트 신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후지필름도 지난해 말 이미지센서용 컬러필터 소재 공장 건립을 결정했다. 두 생산 시설 모두 2024년 가동이 목표다.

이번 이데미츠코산 R&D 거점으로 기술 개발까지 일본 기업과의 협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데미츠는 배터리와 반도체 소재 한국 생산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데미츠는 법인 설립과 동시에 본격적인 인력 채용에 돌입했다. 이데미츠코산 관계자는 “점진적인 조직 확대와 향후 R&D 성과물에 대한 한국 현지 생산도 검토하는 등 고객 수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것”이라며 “한국 기업과 연구기관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데미츠어드밴스트머티리얼즈코리아 개요>

日 이데미츠코산, 韓에 R&D센터 구축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