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시즌 개막 앞으로...유통가도 '주주가치 제고' 화두

Photo Image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올해 유통업계 주총에서는 주주가치 제고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나 소액주주의 주주제안이 이어지는 한편 일부 기업에선 자사주를 매입, 소각하는 등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에 공세를 받고 있는 KT&G는 공시를 통해 주총 의안상정가처분신청이 일부 취하됐다고 밝혔다. 앞서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는 주총에 11개 안건을 주주 제안한 바 있다.

이후 FCP 측이 가처분신청 일부 취하에 따라 KGC인삼공사 분리상장과 1조16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을 제외한 9개 안건이 주총에 상정됐다. KT&G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9개의 안건은 △차석용, 황우진 후보자 사외이사 추천 △차석용, 황우진 후보자 감사위원 추천 △평가보상위원회 정관 명문화 △주당 1만원 배당금 △자사주 소각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자기주식 취득은 KT&G가 주총 안건으로 받아들이지 않아 FCP가 계속 가처분 신청을 진행하기로 했다.

FCP 측은 “KGC인삼공사 분리상장 안건의 가처분 신청 취하가 주주제안 전략의 재정립에 해당할 뿐이며 제안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수 있도록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T&G는 자사주 소각 등 다양한 방안을 포함한 3개년 주주환원정책을 올 하반기 발표할 예정이다. KT&G는 현재 약 15%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중인 남양유업도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 주주제안을 받았다. 차파트너스는 지난달 말 공개캠페인을 통해 △자기 주식매입 △감사 선임 △액면분할 △현금배당 등을 요구하고 있다. 차파트너스는 운용 중인 펀드를 통해 지난달 27일 기준 남양유업 의결권 있는 주식 2만447주(3%)를 보유하고 있다. 남양유업 측은 차파트너스의 요구에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BYC의 경우 주주제안을 받은 것이 알려진 지난달 중순 이후 주가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BYC 주식 8.13%를 보유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주주환원 확대와 감사위원 선출 등을 요구하며 소액주주들을 상대로 의결권을 위임해 줄 것을 권유하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BYC 주가는 지난 6일 종가 기준 53만8000원으로 마감했고 지난 3일 장중 한 때 주가가 56만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키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주총 시즌을 앞두고 기업들은 주주 친화정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에 한국콜마홀딩스는 올 들어 두 차례 자사주 소각에 나섰고 신세계도 지난 3일 주가 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40만주를 취득했다.

한국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소각은 주주가치 증대와 주주 신뢰도 향상을 위해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