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중부에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열차 2대가 정면으로 충돌해 최소 43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구조·수색 작업이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인명 피해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그리스 공영 방송사 ERT는 최대 60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밤 자정이 조금 안 된 시각,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주 라리사 인근에서 여객 열차와 화물 열차가 정면충돌해 여객 열차의 일부 객차가 탈선하고 불이 붙었다.
여객 열차는 승객 342명과 승무원 10명을 태우고 수도 아테네에서 출발해 북부의 제2 도시 테살로니키를 향하고 있었다. 화물 열차는 테살로니키에서 라리사로 가고 있었다.
사고 당시 여객 열차는 지하터널을 막 벗어나 고속으로 주행하던 중 마주 오던 화물열차와 정면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 차량이 탈선해 찌그러지면서 한차례 폭발까지 발생해 피해가 커졌다.
일부 시신은 사고 현장에서 30∼4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당국은 신체가 심하게 훼손된 이들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시작했다.
코스타스 아고라스토스 테살리아 주지사는 TV 인터뷰에서 "매우 강력한 충돌이었다. 끔찍한 밤이다"라며 "1, 2호 객차는 파손돼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고 3호 객차는 탈선됐다. 잔해와 차량을 들어 올릴 크레인과 특수 중장비를 들여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원인은 선로를 잘못 조작한 역장의 실수로 전해진다. 선로는 복선이었지만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 같은 선로를 마주 보며 달리다가 충돌했다. 두 열차는 충돌하기 전 수 킬로미터를 한 궤도에서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그리스 교통부 장관은 사고 직후에 사임했다. 카라만리스 장관은 "억울하게 숨진 이들을 추모하고 존중하는 기본적인 의미"라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3일까지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모든 공공건물에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