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고체회로학회(ISSCC)가 지난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연 70주년 기념식에서 유회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를 최다 논문 발표자로 선정했다.
KAIST에 따르면 유 교수는 63편 논문 발표 실적으로 동양인으로는 유일하게 톱5에 들었다.
유 교수는 1995년에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서 세계 최초로 256메가 SDRAM을 개발한 뒤, ISSCC 학회에서 한국 최초로 관련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유 교수팀은 KAIST로 옮겨 2000년부터 2023년까지 62편 논문을 발표하여 ISSCC에서 총 63편 논문을 발표했다.
1996년에 유 교수가 집필한 'DRAM 설계'라는 책은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기술자들 필독서로 활용됐다. 또 ISSCC에서 DRAM 관련 반도체 5편, 바이오메디컬용 반도체 및 저전력 무선 통신용 칩 총 26편, 증강현실(AR)용 웨어러블 반도체 14편을 발표했다.
특히 2008년부터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연구하기 시작해 2014년 세계 최초로 DNN 가속기를 발표하는 등 올해까지 총 18편 AI 반도체 관련 연구 결과를 ISSCC에서 발표했다. 아울러, 아시아 교수로는 최초로 2019년 AI 반도체에 관련한 ISSCC 기조강연자로 초청되기도 했다.
올해 ISSCC에서는 DRAM을 이용한 지능형 반도체(PIM 반도체)인 다이나플라지아(DynaPlasia), 뉴로모픽 반도체인 스파이크 인공신경망(SNN)과 기존 합성곱 인공신경망(CNN)을 결합해 저전력 동작하는 상보 심층신경망(C-DNN), 3차원 영상 제작 및 가속 혁명을 가져올 NeRF() 가속 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이들과 관련해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유 교수는 이밖에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전자소자학회/고체회로학회(EDS/SSCS)에서 트랜지스터 발명 75주년을 기념해 선정, 세계 순회 강연을 계획 중인 10인 대표강연자 중 1명으로 선정됐다. 또 모스펫(MOSFET) 발명 60주년 맞아, MOSFET 발명자인 강대원 박사를 기리는 '강대원 상' 수상자로 선정돼 지난 14일 한국반도체 학술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유 교수 연구 결과에 대해 일본 동경대 전자공학과장인 타케우치 교수는 “항상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연구를 발표하는 것이 존경스럽다”고 밝혔고,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학장인 아난싸 찬드라카산 교수는 “끊임없이 좋은 연구 결과를 내는 그 비결을 알고 싶다”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유 교수 연구 결과는 삼성전자에 기술이전 되기도 했고, 특히 5개의 국내 대표 AI 반도체 벤처 창업들이 있다. 이중 '리벨리온'은 최근 챗GPT용 가속 AI 칩인 아톰칩(ATOM)을 개발해 KT와 함께 상용화를 하고 있으며 '모빌린트'는 자동차용 AI 칩을 개발해 올해 CES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유 교수는 지난해 6월 과기정통부 지원으로 PIM반도체 설계연구센터(AI-PIM)을 KAIST에 설립해 한국의 PIM반도체 연구의 허브로서 한국 메모리 산업, 시스템 반도체 기술의 업그레이드와 미래 도약 발판을 위해 연구하고 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