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디지코(DIGICO) KT'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한다. 전 세계 21개국에서 통신서비스를 제공 중인 싱텔과 협업해 5세대(5G) 이동통신, 데이터센터, 인공지능(AI) 기반 솔루션 분야 기술을 공유하고 국가별 특화 서비스를 선보인다.
구현모 KT 대표는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에서 열린 MWC23 기조연설에서 “싱텔과 네트워크 및 정보기술(IT) 인프라,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 분야에서 협업할 것”이라며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창출하고 글로벌 수준에서 시장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구 대표는 위엔콴문(YuenKuan Moon) 싱텔 최고경영자(CEO)와 '협업을 위한 시간인가'를 주제로 공동 발표를 진행했다.
양사는 KT의 AI 기반 디지털 물류 솔루션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 구 대표는 “오는 9월 KT의 AI 기술과 싱텔의 GIS 및 IT솔루션을 결합해 싱가포르에서 운송 최적화 솔루션을 출시할 것”이라며 “향후 아시아·태평양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KT와 싱텔은 앞선 5G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제공한다. KT는 싱가포르, 호주, 태국 등에서 싱텔과 함께 5G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KT는 싱텔의 차세대 5G 플랫폼 '파라곤' 고도화에 참여해 통합 5G 네트워크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양사는 데이터 서비스 분야에서도 협업한다. 서로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연동하고, 플랫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해 고객 필요에 따라 트래픽 용량을 변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KT의 자회사 엡실론은 유럽을 중심으로 45개 도시에 280개 이상의 해외분기국사(POP)를 보유하고 있다. 싱텔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 60개 도시에 180개 이상의 POP를 보유 중이다.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시장 등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베트남 등으로 이전하는 국제 기업의 수요를 고려해 고품질의 데이터센터를 설계 및 개발하고 운영까지 지원한다.
구 대표는 세계적으로 이동통신사업자(MNO)들이 도전에 직면해 있는 만큼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3G, 4G, 5G 등 모바일 신기술에 투자해 가입자당평균수익(ARPU)을 높여왔지만 데이터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서비스 수익은 감소 중”이라며 “네트워크 없는 OTT가 미디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커뮤니케이션 플랫폼(CPaaS)이 통신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다”고 역설했다.
구 대표는 KT가 지난 3년간 디지코 전략을 실현하며 이같은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해왔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데이터센터와 디지털 솔루션을 통해 B2B 서비스를 확장하고, 미디어 플랫폼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며 “모든 서비스를 클라우드와 AI로 이전할 준비도 완료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KT의 B2B 및 디지코 매출 점유율은 전체의 40%를 넘어섰다.
한편 MWC23 참여에 앞서 최근 연임 도전을 포기한 구 대표는 이날 기조연설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디지코 KT를 계속해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