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복수의결권이 2월 임시국회를 통과할지에 벤처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벤처·스타트업 업계 숙원 과제임에도 1년여간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는데, 일부 의원과 시민단체가 재차 반발하는 것도 변수다.
벤처기업협회·중소기업혁신협회·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으로 구성된 혁신벤처단체협의회는 22일 “지난 3년간 국회 문턱에서 좌절된 비상장 벤처기업·스타트업에 복수의결권을 부여하는 '벤처기업특별조치법 개정안'이 이번 국회에서는 반드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법제사법위원회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2월 임시국회가 열린 직후 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법사위 전체회의를 하루 앞둔 이날도 재차 성명을 냈다.
국회 법사위는 23일 전체회의를 열어 벤처기업법 개정안 등 법안을 논의한다. 법사위는 지난 16일에도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양곡관리법, 간호사법 등 타 상임위 쟁점 법안을 앞서 논의하면서 복수의결권 관련 법안은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복수의결권은 비상장 벤처기업 창업주에게 1주당 10개 이하 의결권을 가진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일부 의원과 시민단체 반발에 따라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보완장치를 마련한 정부안이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최대 10년 범위에서 존속되며 투자유치로 인해 창업주 지분이 30% 이하로 떨어져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하는 경우로 발행요건을 한정했다. 창업자가 이사직을 사임하거나 복수의결권 주식을 양도·상속하면 보통주로 전환하는 등 경영권 편법 승계를 방지하기 위한 조항도 담겨 있다.
정부와 여당, 벤처업계는 시민단체가 우려하는 내용을 법안에 모두 담았다는 입장이지만 반대 의견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앞서 상임위에서도 복수의결권 도입에 반대했던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법사위에서도 반대 의사를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이날 복수의결권 주식 허용 추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