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표 후보 4명이 20일 TV토론회에서 맞붙었다. 김기현 후보가 섬김과 헌신, 포용력을 앞세워 당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강조하자, 안철수 후보는 당 대표로서 경험의 중요성과 수도권을 겨냥한 선거전략, 시스템화한 공천의 중요성을 내세웠다. 내년 22대 국회의원 선거라는 승리를 위해 각자 가진 장점을 내세운 것이다.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는 이날 MBN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당정 관계 설정과 공천 방안에 대한 공방전을 벌였다.
김 후보는 “섬김과 헌신의 리더십으로 분란 일으키지 않고 한 분 한 분 포용해 대통합을 이루겠다”면서 “대통령과 당 대표 간 긴밀한 소통으로 신뢰에 바탕한 운명공동체가 되겠다. 집권여당은 말로 정치하는 게 아니라 개혁과제를 잘 수행하는 일로 정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그간 당 대표로서 (정치의)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모든 경험을 토대로 민주당을 이기고 싶다”면서 “사람에 흔들리지 않고 사람이 바꿀 수 없는 (공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수도권, 중도·2030 표심을 잡을 사람은 오직 안철수 뿐이다”고 했다.
천 후보는 “총선은 개혁싸움이다. 자신을 희생해서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국민들이 보기 싫어하는 윤핵관에 대해서는 국회의원 중간평가에 대한 납득할만한 시스템을 갖춰 명분있는 퇴진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황 후보는 “지난 총선 당시 8~9% 지지율이 당을 35% 지지율로 끌어올렸다. 그 과정을 거쳐 다 죽은 당이 살아났고 정권교체에 이르렀다”면서 “신념과 가치는 달라지지 않는다. 자유한국당을 살리고 대한민국을 살리겠다”고 했다.
후보들은 상대 약점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김 후보가 안 후보의 과거 공천 실패를 물고 늘어진 반면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의 정치 연대와 KTX 울산역 인근 부동산 의혹을 집중 공략했다.
김 후보는 안 후보를 겨냥해 “같이 한 사람 중에 김종인·윤여준 등이 떠나고 총선에서는 측근·밀실·낙하산 공천을 했다”면서 “포용력이 없고 사람 보는 눈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 후보는 KTX 울산 역세권 관련 의혹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해명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이번 경선과정에서 장제원 의원과 '김장 연대', 나경원 전 의원과 '김나 연대' 주장하면서 스스로 한 게 없다”면서 “유리하면 내세우고 불리하면 감추고 병주고 약주고 하는 것이 연대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구체적 공천 개혁안도 없다. 당헌·당규에 이미 공천 규정이 정리돼있다는 말이 현실적으로 들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천 후보는 김 후보에 “'김장 연대', 윤심 논란 등으로 인지도를 높인 불공정 전당대회 핵심”이라며 “여당 당대표가 대통령은 오류가 있을 수 없다는 과도한 충성경쟁을 하면 노동·연금 등 개혁과제를 추진하는 데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견제했다.
황 후보도 김 후보를 향해 “KTX 울산 역세권 연결 관련 의혹도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면서 “당과 윤석열 정부, 나라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들려 안타깝다. 바로 사퇴하는 것이 답이다”고 저격했다.
후보들은 내년 총선에 대한 목표 의석도 밝혔다. 김 후보는 180석, 안 후보는 170석, 천 후보는 152석, 황 후보는 185석 이상이라고 말했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