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러시아 주민들이 영하 16도 날씨에 수영복만 입고 얼음물을 끼얹는 전쟁 지지 퍼포먼스를 벌였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 동부 블라고베셴스크 주민들 100여 명은 광장에 모여 빨간색 양동이를 들고 수영복만 입은 자신의 몸에 직접 차가운 물을 끼얹었다. 이날 해당 지역의 날씨는 영하 16도까지 떨어졌다.
이날 행사는 근위축성측상경화증(루게릭병)을 돕는 릴레이 기부 캠페인 ‘아이스버킷 챌린지’와 비슷한 형태로 진행됐지만 뜻은 전혀 달랐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러시아 군인들을 응원하기 위함이었다.
이 행사를 진행한 블라고베셴스크 지역 관리 나데즈다 바그로바는 “오늘 우리는 조국의 이름으로 ‘영웅적인’ 행동에 나선 소년들을 응원한다"며 "우리는 이 ‘영웅적인’ 행동으로 그들을 지지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일부 러시아 주민들의 기이한 응원에 네티즌들은 “많은 사람들이 전선에서 죽어가고 있는데 이런 퍼포먼스를 펼치다니. 이해할 수 없다”, “당신들의 지도자와 비슷한 행동이다” 등 비판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침공 1년을 사흘 앞둔 오는 21일 의회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또한 다음날(22일)에는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전쟁을 지지하는 대규모 콘서트 행사도 열린다. 푸틴 대통령은 이 콘서트에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