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에서 '장-신장'이 기능적으로 연결된 이중장기를 개발하고 장과 신장에 걸쳐서 나타나는 장성 과수산뇨증 같은 복합질환 환경을 프린팅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텍(POSTECH·김무환)은 조동우 기계공학과 교수·장진아 교수·윤정빈 박사 연구팀이 3차원(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이중장기 모사체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또 각 장기 유기적 연결을 기반으로 복합 장성 과수산뇨증 질환의 병리학적 현상을 생체 외 모사체 내부에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장성 과수산뇨증(Secondary Hyperoxaluria)은 염증성 장 상피에서 옥살산(Oxalate)이 과흡수 돼 신장 내부로 유입되면서 신장 결석을 유도하는 복합질환이다. 장성 과수산뇨증 발병률은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다중 장기에 걸쳐 나타나는 복합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법을 찾기 위해 장 조직과 신장 조직이 연결된 고성능 이중장기 모사체 개발이 필요하다.
장으로부터 과흡수된 수분, 지방산, 질소화합물 등은 신장으로 이동해 다시 한번 여과(재흡수)된 후 소변으로 배출된다. 정상적인 생명 활동을 유지하려면 소화·흡수(장)와 배출(신장) 작용은 균형을 유지해야 하며 이는 장과 신장이 기능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만큼 장과 신장에 걸쳐 나타나는 복합질환 모사체를 프린팅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연구팀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바탕으로 미세 유체 시스템에 연결, 장-신장 모듈의 유기적 상호작용을 강화했다. 동시에 세포배양 배지가 순차적으로 각 장기 모듈에 순환, 통과될 수 있도록 설계해 장 장벽 파괴, 신장 결석 생성·신장 결석에 의한 신근위세뇨관 손상과 같은 장성 과수산뇨증의 주요 병태생리학적 특징을 생체 외 이중장기 모사체 내부에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개발된 장성 과수산뇨증 복합질환 모사체 내부에 신장 결석 억제제를 처리한 결과, 신장 결석이 용해되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그 성능 역시 검증했다.
조동우 교수는 “3D 바이오프린팅 기반 제작 기술을 응용해 장과 신장 등 유기적으로 연결된 장기를 모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앞으로 여러 장기에 걸쳐 나타나는 복합질환을 한 번에 치료할 수 있는 의약·바이오 제품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진아 교수는 “포항지식산업센터를 거점으로 구축된 바이오프린팅 인공장기 응용 기술센터와 동물 대체 시험평가 GMP 시설에서 3D 바이오프린팅 기반 제작 기술을 적극 활용해 더욱 고도화된 동물실험 대체용 인공장기 제작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향후 수요기업 맞춤형 인공장기 시제품 제작 및 상용화를 신속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연구재단 나노·원천기술개발사업,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 스마트특성화기반구축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응용 물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플라이드 피직스 리뷰(Applied Physics Review)'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