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마이크로 LED TV' 확대...틈새시장 노린다

수요 둔화 속 공격적 전략 택해
라인업 늘려 글로벌 공략 강화
삼성, 연내 89·101형 순차 출시
LG 매그니트, 해외 판매 실적↑

삼성·LG가 연 초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 라인업과 출시국가를 대대적으로 확대, 시장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TV 수요 둔화 속에서 공격적으로 초고가 라인업을 강화하며 틈새시장을 노린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달 89형 마이크로 LED TV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자사 첫 100형 이하 제품으로, 기존 판매 중인 110형과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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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TV

89형 마이크로 LED TV는 지난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처음 공개됐다. 주문 생산 채비는 마무리 단계로,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달부터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북미와 유럽, 중동 등을 시작으로 글로벌 전역으로 순차 확대한다. 대당 가격은 1억원 초중반대가 유력하다. 국내 시장 출시는 미정이다.

삼성전자는 연내 101형 마이크로 LED TV 판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출시가 유력한 가운데 시장 성장 속도에 따라 76형 제품도 앞당겨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9·101·110형을 공개한데 이어 올해 CES 2023에서 50·63·76·89·101·114·140형 등 7종을 선보였다. 가정용 TV로는 중형급부터 초대형 라인업까지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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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136형 매그니트

LG전자도 지난해 말 북미 시장에 첫 선을 보인 마이크로 LED 판매를 글로벌 전역으로 확대 중이다. 136형 마이크로 LED 'LG 매그니트'는 기업용 사이니지 제품이지만 TV 운용체제 '웹OS'를 탑재, 가정용 TV로도 쓸 수 있다.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IFA 2022'에서 첫 공개한 뒤 12월부터 북미 시장에 주문 생산을 시작했다. 1억원이 넘는 가격에도 출시되자마자 가정용 TV로 여러 대의 판매 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올해 들어 136형 제품 판매를 기존 북미에서 중남미, 중동, 동남아 등으로 확대했다. 국내에서도 해당 제품 전파인증은 받았지만, 출시 시점은 미정이다. 글로벌 시장을 발판으로 올해 마이크로 LED TV 사업 첫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 LED는 100마이크로미터(㎛) 이하 초소형 LED를 회로기판에 직접 얹어 LED를 화소로 활용하는 디스플레이다. 현존 최고 화질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높은 가격으로 인해 가정용 TV로 상용화되진 못하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마이크로 LED TV 패널 출하량은 1000대 미만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마이크로 LED TV 시장 확대에 나선 것은 초고화질·초대형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데다 상류층을 중심으로 틈새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두 회사 모두 급성장하는 초대형 TV 영역에서 100형 이상 라인업은 마이크로 LED TV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운 상황이다. 옴디아는 올해 마이크로 LED TV 패널 출하량이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4000대 가량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관건은 전반적인 TV 수요 둔화와 소비심리 하락이다. 마이크로 LED TV 고객층은 상대적으로 경기를 덜 타는 고수익 가구지만, 이들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구매 심리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부터 마이크로 LED TV 사업 본격화를 준비했지만 경기침체와 TV 시장 불황으로 잠정 연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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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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