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하이브리드' 18개월 최장
'아이오닉6' 13개월 이상 소요
해외의존도 높아 불안감 여전
"수요 확대 따른 해법 찾아야"
코로나 팬데믹 이후 불거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수요가 높은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는 여전히 평균 출고 대기가 1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기아 영업지점에 따르면 내연기관차보다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고 보조금 정책 등의 영향으로 누적 대기 고객이 많은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는 이달 신규 계약 기준 출고까지 12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
대기 기간이 가장 긴 차종은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로 18개월이다. 동급 모델인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역시 1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반면 동일 차종 디젤 모델은 2개월이면 출고 가능하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중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연료 효율이 우수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것이 지속적인 인기 비결이다.
대다수 전기차는 평균 대기 기간이 1년 이상이다. 전기차 가운데 가장 납기가 밀린 차종은 현대차 신차 아이오닉6로 13개월 이상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 계약 시 컴포트 플러스나 디지털 사이드미러 등 옵션을 선택하면 추가 출고 지연이 있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포터 일렉트릭, 제네시스 GV60와 GV70 전동화 모델, 기아 EV6 등 주요 전기차도 출고까지 평균 12개월가량 소요된다. 올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개편안이 예상보다 미뤄지면서 이달 중순부터나 본격 출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하이브리드차 인기도 여전하다.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 대기 기간은 12개월이다. 액화석유가스(LPG)를 사용하는 스타리아 LPi 모델도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최장 1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이를 제외한 대다수 내연기관차는 이달 계약 시 출고 대기 기간이 1~6개월로 사실상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반도체가 적게 들어가는 경차와 소형차 등 일부 차종은 1~2개월 내 출고가 가능해졌다. 특히 위탁 생산하는 기아 모닝과 현대차 캐스퍼 등은 현재 즉시 출고가 가능한 재고 차량까지 다수 보유했다.
지난해처럼 극심한 수급난은 아니지만 차량용 반도체의 해외 의존도 높은 국내 자동차산업 공급망 체계상 불안 요소는 남아있다. 이달 들어 현대차와 기아는 일부 반도체 협력사의 생산 차질로 일부 공장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거나 물량을 축소했다.
미래차를 시대를 앞두고 전동화와 전장부품 확대에 따른 반도체 증가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내연기관차에 사용되는 반도체 수는 200~300개에 불과하지만, 레벨3 수준 자율주행차는 2000개 이상이 필요하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19년 418억달러에서 2024년 655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동화 제품 제어기 탑재할 전력 반도체와 차량에 들어가는 시스템 반도체 등 내재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