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오픈AI의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에 맞설 대항마로 '바드'(Bard)를 출시한다. 구글은 바드를 몇 주 동안 테스트한 후 자사 검색 엔진에도 넣겠다는 계획이다. 오픈AI에 10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밝힌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대격전이 예상된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바드를 일부 테스터에게 먼저 공개한 후 수주일 안에 일반 대중에게 선보이겠다”고 밝히고 향후 바드를 구글 검색 엔진에도 탑재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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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3 개막 이틀째인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마련된 구글 야외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구글의 바드 공개는 지난해 11월 챗GPT가 공개된 지 3개월 만이다. 그동안 챗GPT가 글로벌하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구글 검색의 위기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챗GPT가 장기적으로 구글 검색을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글은 심각한 위기 경고를 뜻하는 '코드 레드'(code red)를 사내에 발령하기로 했다.

구글이 공개한 바드는 구글 언어 모델 '람다'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람다는 1370억개에 이르는 매개 변수로 학습한 AI로 30억개 문서, 11억가지 대화를 익힌 것으로 알려졌다.

바드 검색 엔진은 대화 형식으로 된 응답을 제공한다. 피차이 CEO는 “해당 검색 엔진은 복잡하고 창의성이 필요한 질문에도 사람처럼 똑똑하게 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금까지 구글 검색 엔진은 질문 결과를 여러 개의 웹 링크로 제공했다.

이날 피차이 CEO는 샘플 질문을 올려 바드가 답한 내용도 공개했다. 예를 들어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을 통해 새로 발견한 사실을 9살짜리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란 질문에 바드는 세 가지 핵심을 짚어 짧게 대답한다.

바드의 또 다른 강점은 챗GPT과 달리 '실시간 정보'를 기반으로 답한다는 점이다. 피차이 CEO는 “바드 검색 엔진은 웹에서 정보를 끌어와 답변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질 높고 최신 버전으로 이뤄진 답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차이 CEO는 오는 9일 프랑스 파리에서 AI에 기반을 둔 검색 툴의 진전 상황을 추가로 공개하는 행사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MS는 오픈AI에 100억달러를 투자하고 이를 자사의 검색 엔진인 빙(Bing)에 탑재할 뜻을 밝혔다. 또 오픈AI의 AI 기술을 이용해 개발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툴도 공개한다. 오는 7일 관련 프로젝트들의 진행 사항을 공개할 예정이다.

MS가 오픈AI와의 동맹으로 구글을 누르고 검색 주도권을 잡기 위한 반전을 노리고 있다. 구글의 바드는 '검색 1위' 자리를 수성하기 위한 전략적 무기이다. AI를 둘러싼 글로벌 빅테크간의 주도권 경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피차이 CEO는 이날 구글 AI와 계열사인 '딥마인드'도 언급, 향후 딥마인드를 통한 새로운 AI 발표도 시사했다. 또 초거대 AI 람다를 기반으로 파생 AI를 만들 수 있도록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