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새로운 양자 물질을 발견하고 양자소자 기술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임현식 동국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극저온 실리콘 금속에서 스핀구름 응축 현상을 통해 새로운 양자 물질을 발견하고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스핀구름은 금속이나 반도체 내 자성을 가리기 위해 형성된 자유 전자들로 전기저항이 없어 자기부상열차,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에 활용이 가능한 고온 초전도 현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응집물질물리학 분야에서 스핀구름 형성과 이들 간 상호작용에 의한 새로운 양자 물질 관련 연구는 아직 풀리지 않은 난제가 많다.
연구팀은 양자컴퓨터 소자 관련 연구를 하던 중 우연히 실리콘 금속에서 그동안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특이한 신호를 발견했다. 이를 소자나 측정기기 오류가 아닌 새로운 양자역학적 물질일 것으로 예상하고 이번 연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실리콘 금속에서 관측된 것은 물질의 상 중 고체, 액체, 기체, 플라스마에 이어 1990년대에 발견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상태'(낮은 온도에서 대부분 입자가 바닥상태를 점유해 최저 에너지로 된 상태) 특성을 갖는 새로운 물질임을 분광학 및 전기 전도도 측정에서 밝혀냈다. 실리콘 금속을 이용해 극저온에서 스핀구름들을 응축하면 새로운 양자 물질이 존재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규명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금속 및 반도체에서 스핀-스핀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고온 초전도체를 포함한 다양한 강상관계 물질(도체 및 부도체에서 보이지 않는 특이한 현상을 나타내는 물질)을 연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임현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또 다른 양자 응축상태를 생성하고 제어할 수 있다면 양자 소자 기술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순수 금속에서 스핀구름 농도 변화에 대한 다양한 스핀구름 물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 등 지원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 7일 게재됐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