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새로운 배터리 기술 확보에 뛰어들었다. 이번엔 원통형이 아닌 파우치 배터리다.
2일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테슬라는 파우치 배터리 연구개발(R&D)에 나섰다. 1분기 반입을 목표로 파우치 배터리 장비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
장비는 대량 생산용이 아닌 R&D용이다. 테슬라는 이 장비로 소형 파우치 배터리를 연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가 어떤 이유로 파우치 배터리를 R&D 하고 어디에 적용할지 구체적 배경과 사용처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테슬라가 원통형이 아닌 파우치 형태의 배터리 기술을 개발한다는 점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테슬라는 그동안 자사 전기차에 원통형 배터리만 사용했기 때문이다.
원통형 배터리는 원기둥 형태의 금속 캔에 담긴 배터리를 뜻한다. 규격이 표준화돼 대량 생산에 유리하고, 수급 용이성 때문에 테슬라가 원통형 제품만 사용했다.
파우치형은 필름 같은 패키지 안에 양극, 음극 등을 구현한 배터리다. 다양한 모양으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전기차 외 다른 제품의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파우치 배터리를 연구하는 것으로 추측했다.
파우치 배터리도 전기차에 쓰이긴 하지만 테슬라 장비가 소형 파우치 용도이고, 소형 파우치는 그동안 스마트폰·스마트워치·무선이어폰 등 모바일이나 웨어러블 기기에 활용돼 왔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소형 파우치는 전기차 용도보다 웨어러블과 같은 전자 기기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테슬라가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 탑재를 위해 차세대 원통형 4680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4680 배터리는 지름 46㎜, 길이 80㎜의 원통형 배터리다. 기존 원통형인 2170(지름 21㎜·높이 70㎜) 배터리 대비 크기와 용량을 각각 두 배 이상 늘렸다. 테슬라는 전기차 모델Y 등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면서 4680 배터리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배터리의 원활한 수급과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테슬라 배터리 협력사로는 파나소닉, LG에너지솔루션, CATL이 꼽힌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