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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HMM 제공]

글로벌 해운 운임이 1년여 만에 20%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국적 원양선사 HMM의 매각 변수로 떠올랐다. 매각 적기를 놓쳐 혈세 회수에 미진했다는 지적과 함께 국내 대기업에 매각할 경우 '대기업 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 드루리가 발표하는 컨테이너 운임 종합지수는 지난 26일 기준 40피트 컨테이너당 204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9월 최고치인 1만377달러와 비교하면 약 80% 급감했다. 지난 10년 동안의 평균 2694달러보다도 약 24% 낮은 수치다.

드루리 컨테이너 해상운임 종합지수는 태평양, 유럽, 아시아 역내, 중동, 대서양, 남북항로, 유럽 역내 등 대표 7개 권역의 총 700개 이상 구간별 운임을 종합한 것이다.

용선요율도 하락세다. 영국 해운컨설팅 및 브로커 하우 로빈슨이 발표하는 컨테이너 용선지수(HRCI)는 지난 11일 기준 1266을 기록했다. 직전 최대치인 2022년 3월 23일의 5822와 비교할 때 20% 수준이다. HRCI는 컨테이너 선박을 하루 용선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용선요율이다.

각종 해운 지수가 잇달아 꺾인 것은 수요 부진과 함께 공급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HMM 민영화에 대한 우려는 커졌다. 업황이 가장 좋았을 때와 비교해 몸값이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운임이던 지난해 1분기에 체결한 고정운임계약이 올해 1분기까지 유효하지만 이후부터 실적 및 기업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MSI 시황보고서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운임은 오는 2024년까지 약세가 예상됐다. 이밖에도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 27일 기준 676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5월 23일의 3369와 비교해 5분의 1토막 났다. BDI는 광물과 곡식 등 원자재를 운반하는 선박(벌크선)의 운임 추이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세계 경기 선행 지표 가운데 하나로도 꼽힌다.

HMM 몸값이 떨어진 상황에서 국내 대기업에 매각한다면 몰아주기 논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HMM 인수군으로는 현대글로비스, LX판토스, 삼성SDS, SM상선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HMM 시가총액은 30일 종가 2만2100원 기준 약 10조8000억원 수준이다. 52주 최고가이던 3만7650원 기준 약 18조4000억원보다 40% 가까이 급감했다. 정부가 HMM에 경영 정상화를 위해 투입한 공적 자금은 약 5조원으로, 지난 2020년에는 해운산업 안정을 위해 4조원 이상을 지원했다.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 등 정부 측 HMM 보유 지분은 40.7%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