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사 겸업' 창업기획자, 사모펀드 출자 가능해진다…중기부 시행령 입법예고

신기술사업금융업자(신기사)를 겸업하는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AC)가 사모집합투자기구(PEF·사모펀드)나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 출자가 가능해진다. 신기사의 AC 진출 걸림돌로 작용한 규정을 풀어줌에 따라 초기 창업기업 투자 활성화가 기대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을 입법예고했다.

현행 시행령에선 사모펀드나 신기사조합 주식 취득 등을 AC 행위제한 요건으로 규정했다. 때문에 신기사가 AC를 겸업할 시 본업인 사모펀드와 신기사조합 출자가 막히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에 AC를 겸하는 창업투자회사(창투사)의 사모펀드 운용사(GP) 참여는 벤처투자법에 접촉되지 않아 창투사와 신기사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돼왔다.

개정령은 신기사가 AC를 겸업할 시에도 사모펀드와 신기사조합 지분 인수가 가능하도록 예외조항을 뒀다.

중기부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와 여신금융협회 등을 통해 '현행 법령이 창투사의 AC 겸업은 허용하지만 신기사는 사실상 배제해 불합리하다'는 의견을 전달받았다”면서 “벤처투자조합 결성 자격이나 조세특례제한법상 창투사와 신기사 간 차이를 두지 않는 점을 감안, 이번 개정령에 예외조항을 반영해 형편성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기사가 AC를 겸업하는 사례는 매우 적지만, (개정령을 통해) 액셀러레이팅 사업에 관심이 있는 신기사가 AC로 진출할 것으로 본다”면서 “유능한 액셀러레이팅과 투자를 받으면 스타트업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기사가 AC 라이선스를 취득하면 개인투자조합 운영이 가능해져 개인 출자자(LP) 모집이 수월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또 지역에서 창업 유관기관과 창업 관련 협업을 폭넓게 수행하는 데 있어 'AC 간판'이 더 유리할 수 있다.

AC업계는 AC 겸업 신기사가 투자 의무(전체 투자금액의 40~50%를 3년 미만 초기 창업기업에 투자)를 다하면 개정령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벤처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신기사 AC 진출 길을 열어준 만큼 추이를 관망하는 모습이다.

한 AC 대표는 “신기사가 AC 영역까지 들어올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기사와 공동운용(Co-GP)하는 AC도 늘고 있어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AC 제도 도입 시 활성화에 매몰돼 등록 대상자를 확대하다 보니 실제 투자 업무에서 충돌 지점이 많아져 정부가 뒤늦게 법령 정비에 나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AC협회 관계자는 “이번 경우처럼 예외조항이 늘어나고 허용범위를 넓히면 법 자체가 '누더기'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명확한 운영펀드 정의와 투자 범위, 활동 영역 등 AC향 법이 제대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개정령에는 액셀러레이터 공시의무를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그간 초기 스타트업 평균 투자금액 및 전문보육 현황 등 그간 중기부 장관 고시에 위임해 규정했던 공시항목이 법률로 상향 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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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