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디지털 교과서 도입한다면서, 현실은 인터넷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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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무선 인프라 사업 추진현황 (자료: 2021 교육정보화백서)

교육부가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무선 인터넷조차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첨단 스마트 교육을 도입하기 전에 학교 현장의 네트워크 등 기본 인프라에 대한 조사와 관리체계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국 모든 학교에 기가급 무선망 구축이 완료됐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무선 인터넷 사용 시 인터넷 연결이 자주 끊기거나 느리다는 불편을 제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 AI 디지털교과서와 학생 1인당 1스마트 기기 보급 등을 추진하지만, 학교 네트워크 관리체계는 일원화되지 않아 교직원 업무 부담만 가중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서울 A초등학교 교사는 학교에서 스마트 기기로 수업을 할 때마다 학생들이 이용하는 무선 인터넷이 자꾸 끊겨 수업을 제대로 시작하는 데 매번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무선 인터넷을 연결해 수업할 때는 걱정부터 앞선다고 말했다.

서울의 또 다른 B초등학교 교사는 한 반이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때는 문제가 없었으나 여러 반이 동시에 인터넷에 접속하는 경우 인터넷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느린 일이 자꾸 일어난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가 반복적으로 일어날 때 어떤 곳에 장애 신고나 해결을 요청해야 할지도 헛갈린다고 덧붙였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등이 국비 1481억원과 지방비 2226억원을 들여 전국 20만9000여 교실에 기가급 무선공유기(AP, 엑세스포인트) 설치를 완료했다. 교육부로부터 사업을 위임받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교육청이 협력해 사업을 추진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학급수 기준 무선공유기 보급률은 111%에 이른다. 이는 컴퓨터실, 과학실, 실험실 등 무선공유기가 한 장소에 여러 대 중복 설치된 것까지 포함한 숫자다. 전체 학교에 무선공유기 설치는 양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노후화된 무선공유기 장비까지 포함된 숫자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오히려 여러 개의 무선공유기 간 채널 간섭 현상으로 무선 인터넷이 느리거나 접속이 안 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교육학회장을 역임한 조기성 계성초 교사는 “무선인터넷(와이파이) 신호가 떠있다고 해도 노후화된 기기나 최적화가 잘 되지 않았을 경우에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며 “인터넷 연결 등으로 수업 진행에 자주 어려움을 겪은 교사는 디지털 교육에 부정적 인식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러한 현실을 알고 점검 보완하기 위한 조사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무선공유기가 충분히 보급된 상황인데도 학교 현장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현장 조사 등을 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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