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한파에 따른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난방비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다. 다만 민주당은 일부 에너지 기업에 대한 '횡재세' 도입을 추가로 언급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상임위별로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4일 아침 기준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6.4도로 떨어지는 등 전국이 한파에 시달렸다. 이날 역시 전국에 한파 특보가 내려졌다.
주 원내대표는 난방비 상승에 각종 요금이 인상돼 서민들의 고통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 원내대표는 “난방비가 급등하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은 2분기에 추가 인상이 예고됐다”며 “지자체별로 택시·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과 상하수도 요금 등도 인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춥고 경제가 어려울수록 서민이나 없는 분들이 훨씬 더 많이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자영업은 문재인 정부의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에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약 34만명이 실업자 혹은 비경제활동인구가 됐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427만명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라고 설명했다.
민주당도 취약계층을 위한 에너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5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에너지 바우처 예산을 대폭 늘려서 취약계층에 대한 난방비 지원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 역시 취약 계층의 어려움을 우려했다. 이 대표는 “국제 유가 상승과 강추위 때문에 난방비 폭탄을 맞고 있다. 정부에서 전기·가스 요금을 대폭 올리는 바람에 취약계층의 고통이 심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먼저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들과 협의해 소액이나마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신속하게 난방비가 지원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30조원 추경 예산에 대한 정부·여당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서민·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30조원 지원 예산 편성을 주장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에너지 문제는 30조원 중 5조원에 해당하는 핀셋 물가지원금 예산에 포함된다”면서 “난방비 폭등과 관련해 국민의 고통이 계속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횡재세'를 언급하며 난방비 폭등, 원유 가격 상승 등으로 이득을 본 정유사들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최근 정유사 영업이익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의 상여금이 지급됐다”며 “회사 내 영업이익이 늘어나 직원들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건 권장할만한 일이지만 에너지 기업의 과도한 영업이익은 현행 제도를 바탕으로 부담금을 활용해야 한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서민의) 고통을 상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횡재세 도입을 제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