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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 상반기에 80형 이상 초대형 TV 신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뿐만 아니라 마이크로 LED 등 초고가 라인업까지 집중 출시한다. 글로벌 TV 시장 침체가 심화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수요가 탄탄한 고가 라인업을 늘려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23년형 '네오 QLED 98형' 제품을 이르면 오는 3월 출시할 예정이다. 제품은 삼성 초프리미엄 라인업인 '네오 QLED' 라인업 가운데 화면이 가장 크다. 4000만원이 넘는 고가이지만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글로벌 1만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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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네오 QLED 98형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OLED와 마이크로 LED TV 출시 시점도 저울질하고 있다. CES 2023에서 처음 공개한 77형 OLED TV와 76·89형 마이크로 LED TV 역시 이르면 3월 출시가 점쳐진다. 150형 8K 화질을 지원하는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 8K'까지 상반기 출격을 예고하는 등 연초부터 초대형·고화질 공세가 매섭다.

LG전자도 올해 들어 주력 올레드 TV의 초대형 라인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북미 지역에 우선 출시한 세계 최대 OLED TV인 '97형 올레드 TV'는 최근 영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에 이어 중동 지역으로까지 판매를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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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3 LG전자 부스에서 모델들이 LG 시그니처 올레드 M으로 콘텐츠를 감상하고 있다.

LG전자가 CES 2023에서 하이라이트 제품으로 내세운 'LG 시그니처 올레드 M'도 이르면 상반기 출격이 예상된다. 제품은 97형 올레드 TV에 4K·120㎐ 고화질 영상 전송을 지원한다. 전원선을 제외한 모든 연결선을 없애 '세계 최대 무선 OLED TV'로 이목을 끌었다. LG전자는 내부적으로 상반기 내 출시를 유력하게 검토하면서 지역별 판매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초부터 초대형 TV에 집중하는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TV 불황과 연관이 깊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2억200만대로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역시 침체가 이어지며 1억9900만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가 액정표시장치(LCD) TV에서 시작된 수요 둔화는 최근 프리미엄 영역까지 확산하는 추세다. 55·65형 OLED TV 평균판매단가(ASP)가 지속 하락하면서 이보다 더 크고 비싼 제품 판매에 힘을 실을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탄탄한 80형 이상 초대형 제품군에 집중하는 이유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80형 이상 초대형 TV 글로벌 출하량은 67만2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80형 이상 OLED TV 출하량 역시 전년 대비 60% 증가하는 등 초대형 TV 수요는 꾸준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