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기화물차 5만대 공급… '충전 대란' 막아야

보조금 9000억…누적 13만대
승용차 대비 주행거리 짧고 충전속도 느려
중고차 '보조금 재테크' 이어 충전기 독점 논란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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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에서 아이오닉, EV6 등 전기승용차 2대가 전기화물차들이 충전중인 초급속충전소에 충전을 포기하고 지나가고 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

올해 정부 보조금을 받는 전기화물차가 5만대 공급된다. 짧은 주행거리로 인해 잦은 충전이 불가피한 전기화물차가 누적 13만대를 넘어서며 충전대란이 우려된다.

정부는 올해 국비 6000억원(1200만원/대), 지방비 3000억원(600만원/대) 등 보조금 9000억원을 지원해 전기화물차 5만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전기화물차는 지난해 중고시장에서 '보조금 재테크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바 있다.

<본지 2022년 9월 26일자 1면 참조>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의원 모두 차량가격 대비 과도한 보조금과 관리부실 문제를 감안해 보조단가와 지원 물량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회는 올해 전기화물차 예산(국비)을 정부안 77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삭감하고, 전기차 보급대수도 5만5000대에서 5만대로 줄였다.

정부는 전기화물차 보조금 논란에도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출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기차 보급대수를 지난해 40만대에서 올해 67만대로 늘리고, 전기차 충전기도 19만2000기에서 28만7000기로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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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기화물차는 승용차인 아이오닉5, EV6와 비슷한 배터리 용량임에도 무거운 차체와 화물적재 영향으로 주행거리가 짧다. 장거리 운행 시 잦은 충전이 필요하다. 또 이미 전기화물차 8만여대가 보급돼 급속·공용충전소를 점유하는 사례가 많아 5만대가 추가 공급되면 전기차 충전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화물차에 적용되는 배터리 시스템은 기존 차량 플랫폼을 그대로 활용해 설치한 탓에 배터리 효율성이 떨어진다”면서 “충전 속도도 충전기 성능에 상관없이 40㎾ 내외로 느리다”고 지적했다. 이어 “냉동 탑차 등 상업용 전기화물차가 늘어나며 차량 1대가 2개 충전 포트를 점유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면서 “동절기에는 온도에 민감한 배터리 성능 저하로 인해 충전 후 운행가능 거리도 줄어들고 충전 속도도 저하돼 고속도로 급속·공용충전소를 더 자주 찾게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기차 사용자은 전기화물차의 충전기 독점에 대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가 기다리고 있는데 스타필드 포터 충전 연속으로 하네요. 정말 살인사건이 왜 생기는지 알것 같습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포터 충전시간 40분에 왔는데 추가로 30분째 하고 있고 말해도 안 알아듣는건지 못 알아먹는건지' '신고하세요. 공공충전기는 독점하는 게 아니니까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게다가 주행 중 방전을 우려한 전기화물차 운전자들이 느린 충전속도, 비싼 충전요금에도 전기승용차가 많이 이용하는 초급속충전기 충전소에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물차 운전자뿐만 아니라 승용차 운전자들도 충전 불편을 호소하며 내연기관으로 역전환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면서 “전기트럭 보급사업과 맞물려 충전 인프라에 대한 준비도 보다 세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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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에서 전기트럭 4대가 전기승용차 운전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초급속충전소를 점령하고 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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