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강도 특수유리 '보로실리케이트' 적용
생산성·가격경쟁력 확보…글로벌 업체 공급
독일 특수유리 업체인 쇼트가 첨단 반도체 공정에 글라스 캐리어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글라스 캐리어는 반도체 웨이퍼를 이송할 때 적용하는 보호 소재로, 기존에는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캐리어가 활용됐다.
쇼트코리아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에 패키징용 글라스 캐리어 웨이퍼를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글라스 캐리어에는 초고강도 특수유리 '보로실리케이트'를 적용했으며,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공정에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FO-PLP는 전기신호가 들어가고 나가는 입출력 단자(IO:Input Output)를 칩 바깥으로 빼내 고성능을 구현하는 패키징 기술이다.
쇼트코리아 관계자는 “첨단 패키징 공정에서 요구하는 품질, 성능, 공정 효율화 등을 만족했다”며 “생산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보로실리케이트는 쇼트가 제약용 포장 소재로 사용해온 초고강도 유리다. 일반 유리보다 강도가 높고 고온에 강하다.
쇼트는 글로벌 고객사와 협력해 반도체 패키징 공정 적용에 성공했다. 기존 실리콘 기반 제품보다 성능, 가격이 모두 우수해 신소재 적용이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고객사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쇼트는 또 다른 반도체 신규 고객사와 패키징 소재 적용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라스 캐리어는 웨이퍼 패키징 공정 적용에 용이한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쇼트는 글라스 캐리어를 전기차용 전력 반도체 제조에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글라스 제품 공급을 확대해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확보한다.
<미니 인터뷰: 이정희 쇼트코리아 대표>
이정희 쇼트코리아 대표는 “글라스 캐리어가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열성 등 첨단 반도체 공정에 적합한 특성을 갖추고 있어서다.
그는 국내외 반도체 업체와 협력해 제품 실증 테스트를 다수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웨이퍼를 보호하는 캐리어 역할뿐만 아니라 반도체 고성능 기판 소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쇼트코리아는 독일 본사와 협력해 제품 기술팀을 강화하고 있다. 고객사 요청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쇼트의 한국 사업 성장을 이끌었다. 쇼트코리아는 지난 5년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왔다. 최근 2년 동안에는 25%의 고성장을 달성했다. 올해는 한국 매출이 1억유로(약 1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전기차, 자율주행용 라이다, 통신칩 등 글라스 소재를 활용해 쇼트코리아의 향후 50년 이상 신규 먹거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