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정기선 HD현대 사장 "바다 대전환으로 지속가능 미래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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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이 코로나 이후 최대 규모로 열린다.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HD현대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정기선 사장이 기조연설 하고 있다.라스베이거스(미국)=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HD현대가 무인자율운항, 친환경 해양 에너지, 데이터 기반 최적 운항 항로 등으로 바다 생태계 대전환을 추진한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 1위 조선사를 넘어 미래를 만드는 '퓨처 빌더'로 도약한다.

HD현대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개최한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오션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제시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기후 변화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구 70%를 차지하는 바다의 무한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며 “바다의 근본적 대전환을 통해 인류 영역의 역사적 확장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성장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은 HD현대가 퓨처빌더로서의 방향성을 구체화한 비전이다. 정 사장은 바다의 대전환을 위해 △오션 모빌리티(Ocean Mobility) △오션 와이즈(Ocean Wise) △오션 라이프(Ocean Life) △오션 에너지(Ocean Energy) 네 개 핵심 비전과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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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 모빌리티는 차세대 친환경·디지털 선박 미래상을 뜻한다. 디지털 트윈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설계된 선박에 무인 운항 시스템을 통해 가장 안전하고 경제적인 운항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김성준 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장은 친환경·디지털 선박이 바다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차세대 선박은 수소나 암모니아 등 재생 가능 에너지를 안전하게 운송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션 와이즈는 선박 하나를 넘어 스마트 선박들을 연결한 글로벌 지능형 네트워크 플랫폼이 핵심이다. 해양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세계 해상 물류를 최적화하고 탄소 발자국을 감소하겠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과 2020년에 LA에는 재고가 쌓이고 이 재고로 인해 물류가 마비되기도 했다. 제한된 항구 인프라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해양 물류 시스템의 문제 때문이다. AI로 실시간 최적화된 루트를 안내하고 연결해 손실을 막는 플랫폼을 구상 중이다. HD현대는 해운사-선박-선박수리업체 데이터 연계를 통한 부품·AS 통합 플랫폼인 새로운 플랫폼 'OASEAS'도 개발할 계획이다.

오션라이프 전략을 통해 개인용이나 레저용 보트 시장 전환도 추진한다. 레저로 보트를 즐기는 사람은 많지만, 늘 변수가 존재하는 바다 상황과 안정적이지 않은 시스템으로 스트레스가 큰 레저로도 꼽힌다. 자율운항 기술을 활용한 레저 플랫폼으로 바다를 탐험하고 즐기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칼 요한슨 아비커스 이사는 오션 라이프 일환으로 선박 자율운항 기술을 소개했다. 각종 운항 데이터나 파라미터들을 활용해 레저 경험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낚시를 하고 싶은 생선 종류를 선택하면, 그날 날씨 등 다양한 조건을 반영해 그 생선을 가장 잘 잡을 수 있는 지점을 찾고 이를 자율운항으로 이동해 낚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오션 라이프 전략은 대형 상선에 치중하고 있는 HD현대가 레저용 시장으로 진출하는데 밑바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는 프레스 콘퍼런스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상선 세계 시장은 2000척 수준이지만 레저보트는 50만척 이상”이라면서 “솔루션 측면에서 보자면, 수익성은 레저보트 쪽이 훨씬 크다. 경쟁력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오션 에너지 분야에서는 바다를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위한 새로운 공간으로 해석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연료전지 등 미래 에너지 기술로 선박추진 동력 전환을 이루고 해양 에너지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소개했다. 첨단 해양플랫폼 기술로 바다에 신재생에너지 생산의 토대를 마련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송을 통해 육상의 에너지 소비 분야에 연결함으로써 진정한 글로벌 에너지 생태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HD현대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위한 글로벌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육·해상 수소에너지 시스템을 위한 다양한 응용 분야를 개발 중이다. 수소 충전소는 수소연료전지 굴삭기·지게차와 같은 HD현대의 무탄소 건설기계 제품군과 빠르게 성장하는 수소자동차 및 기계에 공급될 예정이다.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협업해 1세대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를 개발 중으로, 2025년까지 SOFC 종합 효율 85%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기존 화석연료 엔진 연료 효율성의 2배에 해당한다.

이날 프레스 콘퍼런스에는 얀 크에르스고르 GE 오프쇼어윈드 CEO가 참가해 HD현대와 협력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크에르스고르 CEO는 “2020년 30GW에 불과했던 세계 해상 풍력 발전용량이 2030년에는 230GW에 이를 것”이라면서 “HD현대와 GE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긴밀히 협력 중이며 그 첫 단계가 한국 내 최첨단 공장 건설 부지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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