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軍 탱크 수백대 노획했지만 '골칫거리'...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군사 장비를 확보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전쟁이 시작된 지난 2월 24일 이후 탱크와 병력수송용장갑차(APC), 보병전투장갑차(IFV) 등 러시아군 차량 수백대를 '전리품'으로 얻었다.

그러나 이들 전리품 중 다수는 우크라이나군이 수리에 필요한 부품을 찾지 못해 창고에 방치해둔 상황이다.

실제 지난 9월 러시아군이 서둘러 철수한 하르키우주의 이지움에 처음 진격한 제25공수여단은 러시아군이 남기고 간 엄청난 양의 탱크와 장갑차를 확보했지만 바로 쓸만한 차량은 많지 않았다.

이 여단의 탱크병인 바딤 우스티멘코는 "탱크가 많긴 했지만 몇 대만 가동 가능했다"며 "어느 정도 수리하면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마 30% 정도였고 50%는 엄청난 작업이 필요한 고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오히려 상태가 좋지 않은 러시아 탱크에서 쓸만한 부품을 골라내 다른 탱크에 사용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아직 구소련 탱크를 다수 사용하고 있어 최신 러시아 탱크에서 뺀 부품을 설치하면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미국 등 서방이 제공한 장비도 수리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의 구소련 장비나 노획한 러시아군 장비의 경우 어떻게든 전선에서 바로 수리할 수 있지만, 서방의 장비는 고장 나면 폴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시설로 보내야 해 수 주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우크라이나 반부패행동센터의 다리아 칼레니우크 사무총장은 "미국이 보내는 무기는 대부분 새 장비가 아닌 비축 물량"이라며 부서진 장비를 폴란드까지 보내 수리해야 하는 상황이 우크라이나군을 매우 답답하게 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