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중공업 인수전, 현대重·한화 2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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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TX중공업 제공]

STX중공업 인수전이 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와 한화그룹 간 2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다만 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도 자산 가치에 주목하고 있어 결과는 안갯속이다.

HD현대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한화그룹은 STX중공업 창원 공장 등에서 인수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후 본입찰 참여를 결정한다. STX중공업 최대주주인 PEF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와 주관사 삼정KPMG는 새해 2월 중순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같은 해 4월까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양사가 STX중공업 인수에 뛰어든 것은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STX중공업은 선박용 저속 엔진을 생산한다. 제품 라인업은 주력인 디젤을 비롯한 이중연료(DF)·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엔진 등이다.

HD현대는 STX중공업 인수로 선박용 엔진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독자 개발한 불연소 기반 중대형 힘센엔진 등과 중소형까지 엔진 라인업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STX중공업과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가 각각 중형, 대형 엔진을 전담하고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에 공급할 경우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는 배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도 마찬가지다. 인수 막바지인 대우조선해양을 통해 선박-엔진 등 수직 계열화를 이룰 수 있다. 원가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STX중공업 전체 매출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안팎으로,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된다.

자산 가치도 높다. STX중공업은 창원과 대구 등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장부 가치만 약 2000억원에 이른다. STX중공업 매각 지분은 파인트리파트너스 보유 지분 49.3%다. 매각가는 시가총액 약 2000억원 기준으로 1000억원 수준이다.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해도 자산 가치가 인수 자금을 웃돈다.

다만 높은 자산 가치 때문에 인수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STX중공업 예비 입찰에는 HD현대와 한화그룹 외에 해외 전략적투자자(SI)와 국내 PEF 운용사 등 4~5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HD현대는 일찌감치 STX중공업 인수 검토를 마치고 실사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경쟁 입찰자들과 비교해 인수 의지가 더 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