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가구 렌털 사업 철수…“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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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사옥 전경

한샘이 가구 렌털 사업을 철수했다. 수익성이 낮고 단기간 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빠른 결단을 내렸다. 디지털전환(DT), 전문 브랜드 출시 등 새해 핵심 전략에 힘을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달 가구 구독 서비스를 종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서비스 출시 후 1년 9개월 만이다. 신규 가입자는 받지 않되 기존 가입 고객에게만 계약 기간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구독 서비스 전용으로 선보인 매트리스 브랜드 'EAZY8'는 단종됐다.

한샘은 지난해 1월 카카오톡 '한샘몰' 채널을 통해 업계 최초로 가구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구독 서비스는 제품을 구매하는 대신 일정 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금액을 납부하며 이용하는 일종의 렌털 서비스다. 당시 한샘은 구독 서비스 첫 상품으로 60개월 기준 월 9900원에 매트리스와 전문 케어 등을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코웨이, SK매직 등 렌털업계 매트리스 시장 점유율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됐다.

한샘이 렌털 사업에서 철수한 이유는 낮은 경쟁력과 수익성 때문이다. 렌털 사업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영업 조직을 기반으로 한다. 고객에게 정기 방문해 렌털 제품을 관리하는 동시에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연계 상품 판매를 유도하는 핵심 인력이다.

반면에 한샘의 인적 네트워크는 인테리어 시공이나 기업간거래(B2B) 영업 조직에 비중이 쏠려있다. 매트리스와 함께 판매할 만한 연계 상품도 마땅치 않아 채산성도 낮다. 결국 렌털 시장 내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과도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주요 가구사 중 직접 렌털 사업을 운영하는 업체는 없다. 현대리바트는 그룹 내 계열사 현대렌탈케어에 상품을 공급하는 수준이었으며 이케아 또한 검토에 머물렀다. 시몬스 침대가 운영하는 '시몬스 페이'는 구독 멤버십 서비스를 지향하나 구매 시에만 적용하는 전용 할부 프로그램에 가깝다.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 체제로 전환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IMM PE는 지난해 10월 한샘 인수 직후 1년여 간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조직 개편을 통해 내부 효율화에도 적극적이다. 렌털 사업 종료 또한 내실을 다지기 위한 '선택과 집중'이다.

한샘은 내년도 '리빙테크'를 기반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내년 2월 온라인몰 '한샘몰'과 '한샘닷컴'을 통합한 플랫폼을 선보인다. 통합 플랫폼은 오프라인 인프라와 유기적으로 결합해 고객 편의성과 영업 효율성을 제고하는데 방점을 뒀다.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올해 선보인 매트리스 전문 브랜드 '포시즌'과 같이 내년에는 리클라이너 쇼파 제품 별도 브랜드를 출시한다. MZ세대 수요가 높은 상품 위주로 개별 브랜드화를 꾸준히 시도할 계획이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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