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2009년 이후 출생한 사람은 일평생 담배를 구입할 수 없는 새로운 금연법이 통과됐다. 해당 연도 출생자는 성인이 되어도 담배를 살 수 없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BBC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의회가 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를 대상으로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새로운 금연법을 통과시켰다. 국회의원들은 76대 43으로 법안을 찬성했다.
이 법안은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법을 어길 경우 최대 15만 뉴질랜드달러(약 1억 25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현재 만 13세(공표일 기준 만 14세) 이하의 청소년들은 평생 뉴질랜드 안에서는 담배를 구매할 수 없다. 다만 전자담배의 판매는 제한되지 않는다.
법 시행 50년 뒤인 2073년에는 만 64세 이하 뉴질랜드 국민들이 담배를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없게 된다.
이번 법안에는 담배의 니코틴양을 줄이고, 담배를 판매할 수 있는 소매점의 수를 현재 6000개에서 2023년 말까지 600개로 줄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아예샤 베랄 뉴질랜드 보건부 장관은 “사용자의 절반을 죽이는 제품을 판매하도록 허용할 타당한 이유가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금연법이 암, 심장마비, 뇌졸중 등 흡연으로 발생하는 의료비 수십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한 젊은이들에게 더 나은 건강한 유산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질랜드는 이전부터 ‘금연국가’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거듭해왔다. 2025년까지 흡연 비율을 5%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최근 대폭 세금 인상을 단행했으며, 국내와 마찬가지로 경고 그래픽이 담배 포장지에 인쇄되어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뉴질랜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가장 낮은 성인 흡연율을 가지고 있다. 뉴질랜드의 성인 흡연율은 OECD 회원국의 평균치(16.5%)의 절반 수준인 8%다. 다만 뉴질랜드의 원주민 마오리족과 파시피카족의 흡연율은 각각 22.3%와 16.4%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새로운 금연법이 시행될 경우 뉴질랜드는 부탄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담배규제를 시행하는 국가가 된다. 앞서 부탄은 지난 2005년 세계 최초로 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
한편, 덴마크 정부도 2010년 이후 출생한 모든 국민에게 담배를 포함한 니코틴 제품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