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고속도로 사망자를 줄이는 안전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3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에서 올해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71명으로 해당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공사의 사망자 감소 대책이 교통사고 예방에 실질적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사는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 5개국 수준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직원 아이디어를 적극 발굴, 실효성 있는 교통사고 예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중 직원의 아이디어로 차원에서 시작해 전국 고속도로로 확대적용 된 대표적 교통사고 예방대책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졸음쉼터
고속도로 대표 안전시설로 자리 잡은 '졸음쉼터'는 휴게소 간 거리가 먼 구간에 활용되지 않는 유휴 공간(미사용 버스정류장, 폐도 등)을 활용해 운전자 휴식공간을 설치하자는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2011년부터 본격 도입된 졸음쉼터는 현재 전국 고속도로에 234개소가 운영 중이다. 고객 편의시설과 안전시설 설치 등 지속적 개선작업을 통해 운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졸음쉼터 설치 이후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설치 전과 비교해 약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는 내년까지 20개소 졸음쉼터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노면 색깔유도선
고속도로 분기점뿐만 아니라 국도 등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노면 색깔유도선'도 직원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사례다. 한 직원은 운전자들이 길을 혼동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아이들의 색칠놀이에서 착안해 도로 노면에 색을 칠해보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고속도로 최초의 '노면 색깔유도선'은 경찰 협조를 받아 '2011년 서해안선 안산분기점에 설치됐으며 해당 구간에 연간 20여건 발생하던 교통사고는 3건 이하로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잠 깨우는 왕눈이
화물차 후미 추돌사고를 예방하는 '잠 깨우는 왕눈이' 스티커는 눈 모양의 반사지 스티커다. 주간에는 후방차량 운전자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스티커로 유도하고, 야간에는 전조등 빛을 약 200m 후방까지 반사시켜 전방 주시태만·졸음운전을 예방한다.
공사는 왕눈이 스티커를 개발한 이후, 부착 확대를 위해 전국 주요 휴게소에서 화물차·버스를 대상으로 한 무상 부착 캠페인을 벌였다. 또 유관기관과 협업해 스티커 보급을 진행, 전국적인 호응을 얻기도 했다.
◇휴식마일리지
장시간·장거리 운전이 많은 화물차 운전자들의 '쉴 권리'를 보장하고, 운전 중 충분한 휴게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가 '휴식 마일리지'다.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의 강화된 휴식기준에 맞춰 화물운전자의 자발적 휴식 유도를 통한 운전 중 '쉼' 문화 조기 정착을 도모하고 있다. 운전 두 시간 이내에 고속도로 휴게소나 졸음쉼터에 설치된 QR코드를 활용해 휴식을 인증하면 횟수에 따라 상품권을 지급한다. 화물 운전자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5%가 '휴식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ex-사이렌
최근 3년간 작업장 관련 교통사고 원인은 후방 차량 졸음이나 주시태만으로 인한 작업장 안전관리차량 추돌 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공사는 음향 전문기관과 협업을 통해 뇌파실험 및 다양한 청감테스트 등을 거쳐 독수리 울음소리를 기반으로 고속도로에 최적화된 '유지보수 작업장 전용 사이렌(ex-사이렌)'을 개발했다. 새롭게 개발된 경고음은 소리의 전달력이 높아 작업장 후미 운전자 경각심을 최대화시키면서 인근 소음 피해도 최소화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