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에 개발자용 확장현실(XR) 기기를 출시한다.

메타버스, 소프트웨어(SW), 콘텐츠, 부품 등 다양한 기업과 학계가 참여하는 삼성 중심의 XR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애플도 새해에 XR 기기를 출시할 계획이어서 삼성과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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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진] 메타버스 기기.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계열사, 1차 부품 핵심 협력사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XR 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기업과도 일부 부품 수급, 공동 개발에서 협업하고 있다. 수차례 프로토타입(시제품) 제품을 완성했고, 샘플 테스트를 하고 있다.

삼성 XR는 우선 SW 개발 키트(SDK)를 공개, 다양한 XR 콘텐츠와 SW가 개발되도록 장려하는 식으로 시작된다. 여러 글로벌 기업과의 업무 제휴도 추진한다. 엔터테인먼트, 교육, 의료,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삼성 XR를 활용한 '킬러콘텐츠'를 발굴하는 등 XR 대중화에 속도를 붙일 계획이다. 기업간거래(B2B)용으로 신제품을 우선 출시하는 건 이례적이다. 시장 선점을 위해 섣부르게 제품을 출시하기보다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면서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보수적인 전략이다. 대중형 제품을 선보이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 가상현실(VR) 디바이스를 선보였다가 시장 반응을 끌어내지 못하고 단종시킨 전례가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정보기술(IT) 기기 시장의 성장세가 꺾인 것도 한몫했다.


애플의 움직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애플도 내년에 XR 디바이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전문가용 XR 기기를 우선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은 200만원 이상 고가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