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글씨'가 태블릿PC 경쟁력을 좌우하는 차별화 기술로 떠올랐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태블릿PC를 판매하는 빅테크가 필기 기능 강화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업이 증가하면서 필기 수요가 증가한 데다 태블릿PC 탑재 반도체의 성능 강화로 다양한 필기 효과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최근 선보인 '킨들 스크라이브'는 전자펜으로 e북에 메모를 남길 수 있는 모델이다. 센서와 코일을 이용해 상시 본체로부터 펜에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에 별도로 충전할 필요가 없다. 삽화 등을 그릴 수 있는 고급형 모델에 적용한 기술을 일반 모델까지 확대 적용했다. 화웨이는 e북 열람에 특화한 태블릿PC '메이트패드 페이퍼'로 아마존에 맞불을 놓았다. 글을 쓸 때 누르는 정도를 총 4096단계로 감지하는 'M 펜슬 2'가 자체 필기 기능을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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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 시장에서 약 4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애플은 '애플 펜슬'을 앞세워 필기 기능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신형 모델에는 '호버링' 기술을 적용했다. 화면에서 1.2㎝ 떨어진 상태에서도 펜 끝을 감지한다. 선 굵기를 자유롭게 변형, 세밀하게 수정할 수 있다. 닛케이는 반도체의 진화가 태블릿PC 단말기를 종이 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봤다. 펜촉 위치, 기울기, 압력 등을 인식하는 반도체 연산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태블릿 전문업체 와콤에 따르면 펜이 화면에 접촉해서 결과물로 표시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1만분의 1초 수준이다. 최근 5년 동안 50% 빨라졌다. 펜촉을 인식하기 위한 반도체, 소프트웨어(SW), 통신 모듈 등이 개량되면서 실제 필기 속도에 가까워지고 있다.


미국 IDC에 따르면 세계 태블릿PC 시장 출하량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한 지난 2021년에 약 1억7000만대로 정점을 찍었다. 앞으로 5년 동안은 1억5000만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