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 MS CEO, 정육각 '단독 회동'

최근 방한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가 푸드테크 플랫폼 스타트업 '정육각'과 만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자리엔 양사 CEO와 주요 경영진들이 함께했다. 나델라 CEO가 1박 2일의 짧은 일정 속에서 재계 주요 그룹 총수 외에 국내 스타트업 대표와 별도의 단독 회동을 가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나델라 CEO는 방한기간 동안 김재연 정육각 대표와 30여분간 단독 면담을 가졌다. 면담은 정육각이 MS의 클라우드 '애저(Azure)' 도입 검토에 나서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육각은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고객에 맞춰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실시간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의 전면 교체를 추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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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왼쪽)와 김재연 정육각 대표

나델라 CEO는 이날 정육각 경영진을 만나 자사 클라우스 서비스의 경쟁력을 직접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직접 스타트업 대표를 만나 설득까지 한 데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기조와도 일맥상통한다. 나델라 CEO는 한국MS 개발자 대회 '이그나이트 코리아'에서 “역풍이 거세지는 지금은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생산성을 내야 하는 시기로 '디지털 전환(DT)'이 바로 답”이라며 “MS 클라우드의 힘을 통해 적은 자원으로 더욱 많은 가치를 실현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정육각과의 면담에서도 DT 분야 기술협력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정육각의 자체 스마트팩토리와 자사몰, 배송 플랫폼 개발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육각 관계자는 “나델라 CEO가 전통산업군에서 DT를 구현한 정육각의 D2C 역량과 신사업인 DaaS(D2C as a Service)에 대한 관심도가 상당히 높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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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창업한 정육각은 '초신선'이라는 제품 고유의 품질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조, 유통, 물류를 수직계열화했다. 또 축·수산 분야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되는 D2C 사업모델도 구축했다. 낮은 기술비용 투입과 간편한 방식으로 열악한 농가의 DT를 이끄는 활동을 'DaaS'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진행 중이다. 최근 산지직송 온라인 커머스 '직샵(Jikshop)' 서비스도 오픈베타로 문을 열었다.

이날 양사는 파트너십 체결도 논의했다. 정육각은 MS의 애저 및 다이나믹스 365(Dynamics 365) 기반으로 IT 인프라를 전면 재개발·교체하기로 했고, MS도 기술 협력을 통해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박준태 정육각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MS와 파트너십으로 기술적으로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육각은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2020년 아기유니콘 및 올해 예비유니콘에도 선정된 바 있다. 올해 초에는 친환경 유기농 전문기업 '초록마을'을 인수해 업계의 이목을 받았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