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세계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노동자들의 대규모 무력 시위가 벌어지자 폭스콘이 이례적으로 퇴사 직원에게 1만 위안(약 186만원)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블룸버그통신은 폭스콘이 노동자들의 시위를 진화하기 위해 즉시 공장을 떠나는 직원에게 1400달러를 지급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온라인에는 수천명의 폭스콘 노동자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됐다. 폭스콘이 약속했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데다 코로나19 봉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발발한 시위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에 게시된 영상을 보면 수많은 폭스콘 노동자들이 방역복을 입고 시위 진압용 방패를 든 경찰과 대치한다.
노동자들은 “우리의 권리를 지키자!”라고 소리를 질렀고, 경찰차에서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오자 “연막탄이다! 최루탄이다!”라며 소화기를 뿌려 맞서기도 했다.
AP와 로이터 등 외신은 시위 도중 한 노동자가 몽둥이에 머리를 맞고, 또 다른 한 명은 팔을 뒤로 붙잡혀 끌려가는 동영상과 방역복을 입은 보안요원들이 도로에 누워 있는 노동자를 발로 차는 듯한 행동을 하는 영상도 게시됐다고 보도했다.
노동자들이 몽둥이를 들고 “임금을 지급하라”고 외치며 공장 내 모니터와 창문을 부수는 장면도 중국 동영상 사이트 콰이쇼우에 라이브로 방송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는 관련 영상이 지워진 상태다.
시위가 극단으로 치닫자 폭스콘은 퇴사자에게 1만 위안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온라인을 통해 공지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신규 고용된 근로자가 즉시 사표를 내면 8000위안을, 공장 밖으로 버스를 타고 나가면 2000위안을 추가로 받게 된다. 이 외에 세부 조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달 폭스콘 정저우 공장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해 봉쇄에 대한 공포가 확산됐고, 여기에 식사까지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노동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보안요원들이 저지하기도 했으나 이를 뚫고 노동자들이 집단 탈출, 귀향했다.
폭스콘은 이탈한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등 10만 명을 신규 채용했었다.
하지만 약속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자 신규 채용자들을 중심으로 시위가 벌어진 것이다.
또, 코로나 확진자와 다른 직원들을 한 기숙사에 배정하기도 했다고 SCMP가 폭스콘 전 직원을 인용해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