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코리아는 1월 신은영 SAP코리아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신 대표는 SAP코리아 최초 여성 대표다.

여성 CEO라는 점이 부각됐지만, 사실 신 대표는 준비된 CEO다. SAP코리아 COO를 10년 역임했다. 신 대표는 4년 전에도 CEO에 도전했다. '재수(再修)'했다고 털어놨다.

신 대표는 4년 전 첫 CEO 도전 때 기회라고 판단했지만, 전임 CEO보다 잘 할 수 있을지 그리고 본인이 CEO를 하고 싶어하는지 스스로 확신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심사숙고 이후 신 대표는 넥스트(Next)로 가야 한다고 결정, 도전을 선택했다.

신 대표는 “첫 도전에서 '낙방'했지만 이후 시간이 CEO가 되기 위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CEO로서 회사가 요구하는, 그리고 최고경영자가 갖추어야 할 것을 채우는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4명의 경쟁자를 따돌린 비결 아닌 비결이다. 물론 회사의 조언도 있었다.

“임직원과 협력해 일하는 것 자체로 힘이 난다”는 신 대표의 목표는 간결했다. 국내 기업의 디지털전환(DX)를 지원, 경쟁력을 높이는 데 SAP코리아가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SAP코리아가 국내 기업에 어떤 임팩트(Impact)를 줄 것인지를 지속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팩트 있는 스토리를 쓰고 싶다'는 신은영 SAP코리아 대표에게 앞으로 계획을 물었다.

Photo Image
김원배 ICT융합부장(왼쪽)이 신은영 SAP코리아 대표를 만나 사업계획을 들어봤다.

대담=김원배 전자신문 ICT융합부 부장

-SAP코리아 취임한 지 내년 1월이면 1년이다.

▲SAP코리아라는 훌륭한 조직을 맡게 돼 어깨가 많이 무거웠지만, 훌륭한 팀원의 도움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부담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좋은 기회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DX와 더불어 시장 변화로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게 '회복탄력성'과 '지속가능성'이다. 완벽한 디지털화, 회복탄력성과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려면 기업의 운영상황과 프로세스에 대한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가시성이 필수다. 기업은 핵심 전략에 대한 빠른 의사결정, 이슈에 대한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다. 국내 다양한 규모 기업의 이러한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SAP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계속 찾고 있다.

-대표가 된 이후 회사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대표 취임 이후 소통, 협력, 기념 등 3C에 기반한 임직원 전환(People Transformation)으로 문화적 개혁을 위해 노력했다. 3C는 소통(Communicate), 협력(Collaborate), 기념(Celebrate)이다.

소통은 분기별 타운홀 미팅과 주간 뉴스레터 배포, 격주 SAP코리아 라이브 세션 등 다양한 사내 채널을 활용했다. SAP코리아가 진행하는 활동을 임직원에게 투명하게 안내하고 문의나 건의사항을 청취하는 등 양방향 소통을 진행했다.

협력은 부서 간 의사소통과 스킨십을 바탕으로 부서별 고립 현상을 제거하기 위한 취지다. SAP코리아 내 톱5 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위한 부서 간 협력과 점심 미팅 진행 등으로 임직원 간 소통 및 협력 기회를 만들었다.

기념은 유쾌한 근무환경 만들기다. 분기별 퍼포먼스 어워드를 열어 임직원의 노고를 치하했다. 사내 문화 위원회 주도의 다양한 유쾌한 참여형 이벤트 개최, 취미 클럽 개설 등을 진행했다.

SAP 코리아는 매년 다양한 기업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매월 최소 1~2개 기업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SAP 코리아는 올해 9월부터 '나이스 위드 SAP(Nice with SAP)'로 명명된 신규 기업문화 캠페인을 진행했다. '슬기로운 직장 생활'이라는 대주제로 격주별로 임직원간 업무 에티켓 소개 등 기업 내 수평적이고 건강한 업무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내용의 포스터를 만들었다. 포스터를 격주 간격으로 게재해 기업 분위기를 개선했다.

Photo Image

-SAP코리아 올해 성과와 내년 목표는.

▲클라우드 부분 성장이 두드러졌다. 올해 SAP코리아 성과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내부 비즈니스 성장과 외부 시장에 대한 기여, 두 가지 측면에서 말할 수 있다. 먼저, 비즈니스 측면에서 클라우드 부문 성장이 두드러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 전환에 관심을 가졌고, 실행으로 이어진 것이 가장 중요한 성장 요인이다. 내외부 다양한 요인으로 기업이 클라우드 필요성을 느끼고 빠르게 결정을 내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SAP코리아는 성장뿐만 아니라 고객, 파트너 그리고 정부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DX에 필요한 기술 인력 부족이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 이슈로 부상했다.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SAP코리아는 고객과 파트너사의 IT 리소스 확충을 위해 소프트웨어 분야 청년 인재 프로그램 등 여러 프로그램을 서울시를 비롯한 정부와 기획했다. 소프트웨어 인재 발굴에 힘쓰고 있고 파트너사와 협업해 IT 관련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회성 이벤트가 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인재를 양성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객과 파트너사, 나아가 한국 비즈니스 전반의 DX를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는 토대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고자 한다.

내년에도 국내 기업이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SAP는 기술이 환경, 경제, 사회적 도전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고 믿는다. 다만, 많은 기업이 최신 기술 도입을 꺼리는 경우가 있다. SAP도 이 같은 장애물을 잘 이해하고 있다.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고 내년에 국내 기업의 DX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클라우드 기반 SAP S/4HANA 전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다수의 국내 기업이 SAP S/4HANA 클라우드를 채택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분기 기준으로 세계 2만여 SAP S/4HANA 고객사를 확보했다.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중 86%가 SAP S/4HANA 고객이다. 국내 다수 기업 역시 SAP S/4HANA로 전환을 완료한 상태다.

SAP S/4HANA 클라우드 최대 장점 중 하나는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민첩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기업은 조직의 성장과 시장 환경에 맞게 유연성, 예측성, 반응성, 적응성을 확보할 수 있다. 즉, 조직의 성장 발판이 되는 것이다. 국내 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함과 동시에 SAP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내년 목표다.

-기업이 SAP S/4HANA 클라우드 전환으로 비용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비용 부담에도 전환해야 하는 이유와 필요성은.

▲기업은 SAP S/4HANA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자동화된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단순화된 의사 결정으로 새로운 차원의 비즈니스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지능적이고 수요 중심적 자동화 프로세스 등을 활용해 재고를 관리하고 수요에 맞춰 공급을 보다 지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수취 계정(AR)과 지급 계정(AP) 프로세스 상계처리 등과 같은 프로세스를 자동화함으로써 반복적인 작업을 제거하고 인력이 핵심 역량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도 있다.

재무적인 측면에서 자동화를 통해 조직 전반에 걸쳐 재무 마감 시간을 단축하고 예측할 수 있다. 나아가 고객, 임직원 그리고 파트너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SAP S/4HANA가 도움이 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클라우드 버전은 초기 비용 부담도 훨씬 줄었다. 앞서 언급한 장점을 더한다면, 결론적으로 총소유비용(TCO) 절감 효과는 더욱 커지는 것이다.

라이즈 위드 SAP(Rise with SAP)를 통해서도 많은 중소·중견기업이 DX 여정을 시작하고 있다. 라이즈 위드 SAP는 디지털 전환 모든 단계에서 고객이 지능적 기술로 프로세스를 재설계해 보다 나은 비즈니스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한다. SAP는 탄탄한 파트너 생태계는 물론, 높은 초기 투자 비용 없이 가치 실현 시간을 단축하고 변화에 따른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유연성을 제공한다.

-SAP가 ESG 실적 관리 솔루션 국내 제공을 본격화했다.

▲ESG는 초기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투자자 가이드로 시작됐으나, 최근 화두가 되는 기후변화와 이해관계자의 자본주의와 병합되며 매우 강력해지고 있다. 기업은 환경을 고려하고(E) 사회적 책임(S)을 다하고자 한다. 윤리적 기업(G)만이 살아남는 것이다.

다만 ESG를 논의할 때 하나의 솔루션에 의존하기보다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 전략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지능적이고 지속가능한 기업은 민첩하고 통합된 비즈니스 프로세스에서 최신 기술과 모범 사례를 일관되게 적용하는 기업이다. 즉, ESG를 단편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기업 전반에 걸쳐 ESG를 수용하고 추구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SAP 솔루션을 바탕으로 포괄적인 가시성을 확보하고 ESG 성과를 전략적 결정에 접목해야 하는 것이다.

Photo Image

-SAP코리아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SAP코리아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총 716명의 소프트웨어 분야 청년 인재를 양성했다. SAP코리아는 교육, 취업 연계 및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교육 수료율 100%, 수료 과정 취업률 92%라는 결과를 거뒀다. 매우 자랑스럽다.

10월 말 '기업용 클라우드 기반 재무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양성 과정'을 시작했다. 프로그램은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이 소프트웨어 혁신 인재 양성을 위해 조성한 '청년취업사관학교' 교육 브랜드 '새싹(SeSAC, Seoul Software Academy)' 일환으로 진행된다.

교육 과정 설계도 서울시 그리고 서울산업진흥원과 함께 설계했다. 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무 역량 중심 소프트웨어 분야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만큼 참가자들이 실질적인 스킬을 배울 수 있도록 많이 신경 썼다.

실질적인 교육에 초점을 맞추면서 강사진도 현역 컨설턴트로 구성했다. 앞서 논의한 SAP S/4HANA 클라우드 기반 재무 업무 프로세스 이해와 프로그램 개발 교육이 진행된다. 취업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전액 무료다.

-스타트업을 위한 SAP코리아의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지.

▲조만간 스타트업을 비롯해 소프트웨어(SW) 및 IT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 대학원생, 창업자, 전사적 자원관리에 관심 많은 기업 임직원, 경영 최적화에 관심 많은 중소기업, SAP 신입사원 등을 대상으로 'RUN Better Workshop: ERPsim게임과 디자인 씽킹'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SK텔레콤이 결성한 'ESG 코리아 2021'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고 있다. 'ESG 코리아 2021'은 스타트업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솔루션을 지원, 스타트업이 ESG 성과를 측정하고 구체적 전략을 수립하도록 지원하는데 SAP가 글로벌 기업 대표급으로 참여해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민간위원(일하는 방식 혁신)으로 선정됐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돼 큰 영광이다. 무엇보다 디지털플랫폼정부 뼈대를 마련하기 위한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 '일하는 방식 혁신' 분과 민간위원으로 스마트한 업무 환경 조성에 일조하고자 한다. 정부 부처 소속 인력이 신기술을 활용, 부처 간 장벽을 허물고 원활한 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팀으로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고 예방할 수 있으며, 더욱 유연하고 민첩한 대응을 할 수 있다. 또한 해외 주요국을 대상으로 일하는 방식의 혁신사례를 검토해 우리나라 정부에 맞는 적용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민관의 튼튼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기치 아래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SAP는 세계 다양한 정부와 협업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 독일 정부의 인더스트리 4.0 정책 핵심 기업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 같은 민관 협력의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구현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고민하고 노력할 예정이다.

-SAP에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SAP의 디지털 워크플레이스가 지향하는 바는 기존의 대면 업무 환경을 디지털화해 업무 환경의 디지털화에 그치는 것 아니라 다양한 디지털 협업 도구 및 기술을 자유자재로 활용해 협업하는 것이다.


업무 방식이 변화하면 성과 측정 방식 역시 변화해야 한다. SAP는 업무 성과 측정 방식을 업무 기여도를 측정하던 방식에서 성과기반의 업무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 모든 변화는 조직이 가진 가치관과 비전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SAP는 임직원 모두가 다른 성공의 기준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직원들이 본인이 가장 편한 상태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다만 모두가 혁신이라는 공통 목표를 향해 협업해야 한다.

Photo Image

◆신은영 대표는

신은영 SAP 코리아 대표는 IT, 재무 및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30년 이상 경력을 지닌 전문가다. 올해 1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2012년 7월 SAP 코리아의 운영을 총괄하는 최고운영책임자(COO) 및 부사장을 역임했고, 2008년 4월부터 2012년 6월까지 SAP 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다.

오라클 코리아에서 1998년부터 10여년간 컨설턴트와 매니저로 근무했다. 2001년부터는 재무담당이사로 재직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PwC 컨설팅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사에서 근무한 바 있다.

신은영 대표는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에서 회계, 금융 학사를 취득했다. 미국 공인회계사 출신이다.


정리=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