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장보기 4파전…물류 효율화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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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 네오003 물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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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하는 국내 온라인 식품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물류 효율화 경쟁에 불이 붙었다. 신세계·쿠팡·컬리가 선점한 시장에 롯데까지 가세하며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물류 혁신이 본격화됐다. 핵심은 자동화 기술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수요 예측과 로봇을 활용한 생산성 증대를 통해 진입장벽이 높은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포석이다.

쿠팡은 자체 개발한 물류 시스템 'WMS'를 통해 입고부터 출고까지 전 과정을 효율화했다. 쿠팡 AI WMS 시스템은 고객 주문 즉시 배송지와 전국 물류센터별 재고 현황을 파악해 상품 출고지를 자동으로 정해주고, 이동 동선을 효율적으로 설계한다. '피킹로봇(AGV)'이 주문 상품을 포장 작업대까지 옮기면 자동 포장기기'오토 배거'가 포장을 봉인하고 포장이 끝난 제품은 분류 로봇이 운송장 스캔 후 지역별로 분류한다. 쿠팡은 이같은 자동화 기술 및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작년에만 약 7500억원을 투자했다.

SSG닷컴은 국내 유통사 중 가장 고도화된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온라인 물류센터 네오의 자동화율은 80%에 달한다. 상품이 작업자를 알아서 찾아오는 'GTP' 시스템과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 선별에 최적화 된 'DPS' 시스템이 핵심 기술이다. 고객 주문 상품은 물류센터 내 촘촘히 설치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직원 앞에 도착한다. 덕분에 시간당 1800개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 네오는 아시아에서도 가장 최첨단 시설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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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도입하는 오카도 그리드 로봇

롯데는 영국 오카도의 첨단 솔루션을 통째로 이식해 반전을 노린다.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은 재고 보관부터 피킹, 출고까지 로봇을 통해 자동화한 솔루션이다. 그리드 로봇이 컨베이어 벨트 대신 바둑판 모양의 격자형 레일을 오가며 자동으로 물건을 픽업하고 포장·배송한다. 주문 처리속도가 빠르고 식품 폐기율은 낮다.

롯데쇼핑은 1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OPS 솔루션이 접목된 자동화 물류센터(CFC)를 6개까지 늘린다는 구상이다. 10년 내 온라인 식품 매출 5조원 달성이 목표다. 오카도 모델을 벤치마킹하는 마켓컬리도 상품을 이동하고 분류하는 동선을 최소화해 신속한 처리를 돕는 QPS 자동화 시스템을 물류센터에 도입했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물류 자동화에 적극 투자하는 까닭은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국내 온라인 식품 거래액은 17조7196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16.6% 늘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온라인 침투율은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 낮은 편이다. 신선식품 배송을 위한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재고와 폐기비용 등 고정비가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그로서리 시장에서 온라인 거래가 차지한 비중은 25.1%다. 침투율이 낮은 만큼 남아있는 성장 여력도 크다는 판단이다.

롯데쇼핑 측은 “높은 성장 가능성을 지닌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고 말했다.

<표>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 규모(자료=통계청, 단위: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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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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