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혁신 이노비즈]스마트정류장으로 스마트시티 기반 만드는 '유니온씨티'

전주역 광장을 나오면 오른쪽에 특이한 버스정류장이 눈에 들어온다. 편지봉투를 모티브로 해 만든 것으로, 지금까지 보던 버스정류장과는 느낌이 달랐다. 이후 차를 타고 시내를 지나며 마주한 정류장 중 상당수가 독특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독특한 버스정류장은 유니온씨티가 공급한 스마트정류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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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씨티는 1995년 설립 이후 교통 신호등 주(기둥), 스마트정류장 등 공공시설물을 개발해 공급하며, 스마트시티 기반을 닦고 있다.

유니온씨티가 공급하는 스마트정류장은 사물인터넷(IoT)과 각종 센서를 갖췄다. IoT 센서가 정류장 유동인구를 분석하고, 미세먼지와 온도센서가 주변 환경 정보를 수집한다. 냉난방 시스템도 갖췄는데,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위해 버스 운용 시간에 사용자가 있을 때만 자동으로 가동된다.

스마트정류장에 설치한 의자도 차별화했다. 자회사 피치케이블이 탄소발열체 기술로 발열벤치를 개발해 추운 겨울에 '엉따(엉덩이가 따뜻한) 기능'을 갖춘 의자를 설치했다. 발열의자는 평창동계올림픽 주경기장 VIP석에도 공급한 바 있다. 최근에는 발열보다 더 고난도인 쿨링 기술을 개발했고, 쿨링과 히팅 겸용 의자도 개발했다.

임동욱 유니온씨티 대표는 “스마트정류장은 전주뿐만 아니라 서울, 부산, 울산 등 전국에 공급을 늘려가고 있다”면서 “스마트정류장은 단순히 버스를 기다리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편의성을 제공하는 다목적 정류장”이라고 말했다.

유니온씨티가 전주에 설치한 스마트정류장은 수십여개에 달하는데, 각 정류장 디자인이 각양각색인 것이 특징이다. 전주 3·1 운동의 성지인 신흥중고등학교에 있는 승강장은 '3·1운동 100주년 기념 승강장'으로 디자인했고, 한옥마을 오목대 승강장은 태조 이성계 어진 봉안 행렬과 이성계 일대기를 그려 넣었다. 이처럼 각 정류장 위치에 따라 의미를 담아 정류장을 설계했다.

예술 작품으로 거듭난 정류장도 있다. 유니온씨티는 전주시, 전주시 예술 작가들과 협업해 '예술인 승강장'을 제작해 공급했다.

임 대표는 “전주시에서 국내 최초로 지역 예술인과 협업해 예술인 승강장을 만들어 70개 정도 설치했다”면서 “버스정류장이 예술가의 작품이 되고, 시민들은 갤러리에 들어서듯 작품을 감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인 승강장은 시민 쉼터이자 문화공간으로 거듭났으며, 시에서도 관광상품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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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또 다른 주력제품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와이어가 없는 교통 신호등 주다. 일반적인 교통 신호등은 기둥에서 길게 뻗어나간 가로재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와이어를 이용한다. 하지만 태풍이나 지진 등 재난재해시 신호등이 파손되면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2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와이어 없는 교통 신호등 주다. 유니온씨티는 풍하중을 최적 구조로 계산하고, 특허기술인 관체 보강 구조를 적용해 와이어가 없어도 기존 신호등 주보다 견고하고 안전하게 만들었다.

임 대표는 “신호등 주 안전성을 위해 10여년 전부터 풍속 기준을 이야기했는데, 이제는 경찰청도 이를 인정해서 신호등 도입할 때 풍속 기준을 만든다”면서 “재난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에 신호등 주를 많이 납품했는데, 올해 태풍이 포항을 지나갔는데도 파손된 신호등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올해 친환경 탄소섬유 신호등 주를 개발해 혁신제품 인증을 받았다. 용접 없이 끼워 맞추는 조립방식으로, 탄소중립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부합하는 제품이라고 했다.

유니온씨티는 안정적인 사업기반 위에서 사업다각화와 수출 등으로 성장을 모색한다. 자회사인 피치케이블을 통해 도로에 쌓인 눈을 녹이는 '스노멜팅 시스템'을 구축했고, 또 다른 자회사를 통해 탄소섬유 발열체 사업도 육성할 계획이다.

임 대표는 “국내에 공급한 제품을 기반으로 수출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서 “자회사에서 하는 탄소섬유 활용 발열체 사업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사업을 추진하는 자회사를 5년내 상장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임동욱 유니온씨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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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창업한 이유는.

▲임실에서 태어났고, 회사가 있는 동네에서 자랐다. 다른 곳으로 가볼까도 생각했는데, 결국 이곳에서 창업했다. 현재 회사 부지에는 2017년에 들어왔는데, 창업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컨테이너 박스 형태로 본사를 설계했다. 이곳은 원래 해태제과 공장이 있던 곳이었다.

-지역 기업으로 어려움은 없는지.

▲인재 채용이 가장 어렵다. 개발자 등 인력이 많이 필요한데, 지역으로 잘 오지 않아서 뽑기가 힘들다. 본사를 수도권으로 이전할까 고민했을 정도로 채용이 애로점이다. 그래서 개발자 채용하기 위해 최고의 조건을 제시한다.

-이노비즈 인증은 언제 받았고, 어떤 영향이 있었나.

▲2012년에 처음 이노비즈 인증을 받았다. 이노비즈 인증은 기술의 품격을 가진 인증 제도다. 기술혁신형 이노비즈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기업인은 칭찬을 먹고 사는데, 고생한다는 말과 함께 기술혁신이 더해지니까 더 좋은 기술을 개발하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다만 정부에서도 다양한 중소기업 관련 인증을 난이도에 따라 혜택을 차등화해줬으면 한다. 벤처, 메인비즈, 이노비즈는 심사 항목도 다르고, 인증을 받는 과정도 다른데 조달 가점은 동일하다. 그러다보니 기업들이 쉬운 인증만 받으려고 한다. 차별이 아니라 기업이 더 나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인증별 차등화가 필요하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국내에 공급한 제품을 기반으로 수출을 많이 하고, 자회사 사업을 강화해 상장할 계획이다. 버스정류장 사업은 IoT 기업과 협력해서 관제센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현재도 200개가량 정류장을 관리하는 센터를 구축했는데, 이를 더욱 확대해 다양한 기능을 갖춘 센터로 만들고 싶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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