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피부부착 '텔레햅틱'으로 촉감 소통 앞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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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상도 피부부착형 압전 센서(왼쪽), 압전 액추에이터

국내 연구진이 스티커처럼 손가락 끝에 부착해 실시간으로 촉감을 원격 전달하는 텔레햅틱 장치를 개발했다. 세계 최고 수준 성능과 초소형화를 통한 활용성으로 메타버스 및 현실 촉각 경험에 몰입감을 더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기존 촉감 재현 장치 몰입 저해 요소를 해결하고 피부에 밀착해 더욱 생생한 촉각 경험을 제공하는 피부부착형 텔레햅틱(telehaptic)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텔레햅틱 기술은 촉감을 원격으로 전송하는 기술이다. 메타버스, 가상·증강현실(VR·AR),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촉각을 활용한 몰입 경험을 크게 키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시각과 청각을 넘어선 촉각 커뮤니케이션의 핵심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본 기술은 촉·질감이 가지는 고유한 진동패턴을 이용한다. 촉각 수집 센서와 촉각재현 액추에이터를 통해 현실에서 물체를 직접 만지지 않아도 가상으로 질감을 느껴볼 수 있다. ETRI는 지난해 4월, 텔레햅틱 기술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 손가락에 스티커처럼 접착이 가능한 형태로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촉감 재현 장치의 큰 부피와 낮은 성능을 해결했다. 고도의 몰입감 있는 사용자 경험을 위해서는 피부에 붙일 수 있을 정도로 얇으면서도 정교한 촉·질감 재현이 필수적이다.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압전소자와 초박막 유연 기판을 활용해 1㎜ 미만 초소형 센서와 액추에이터를 기판 위에 정밀하게 집적했다. 기판이 머리카락 20분의 1 두께인 약 4마이크로미터(㎛)로 얇고 휠 수 있어 피부에 붙이는 데 적합하다.

1.8㎜ 간격으로 세밀하게 구성된 고해상도 복합 센서는 1~1000헤르츠에 달하는 넓은 주파수 범위에서 촉각 패턴을 느낄 수 있다. 느리게 변하는 압력(정압)과 빠르게 변하는 압력(동압)도 동시에 측정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 성능을 나타냈다.

이번 성과는 면, 폴리에스테르, 스판덱스 등 재질 구별을 비롯해, 볼록하게 튀어나온 글자 표면의 형상, 플라스틱 막대가 손끝을 굴러가는 동적인 느낌까지 측정하고 재현할 수 있다.

블루투스 통신을 이용, 최대 15m 거리에서 실시간 촉감 재현이 가능하다. 특히, 촉·질감 데이터 신호 전달 시 지연시간은 1.55 밀리초(ms)에 불과했고 획득 및 재현된 신호가 약 97% 일치했다. 이로써 신호 전달에 있어 어색함이 전혀 없다.

ETRI 지능형센서연구실 김혜진 책임연구원은 “피부에 부착할 수 있는 가볍고 유연한 온스킨(on-skin) 촉감 재현 장치를 통해 몰입도 높은 가상·증강현실 콘텐츠 개발의 기반 환경 마련에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압전소자의 성능과 폼팩터 등을 혁신적으로 고도화하여 진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의 촉각 자극을 결합하여 현실과 동일한 수준의 복합 촉·질감도 만들어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압전소자와 구조물 설계를 더욱 고도화하여 출력 성능을 높이고 열·냉감까지 더하는 등 보다 현실감 있는 복합 센서 및 액추에이터 구현에 나설 방침이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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