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기 이어 내년 5호기 라인 증설
선행 투자로 '생산 확대' 승부수
年 6000톤 생산…세계 1위 수성

29일 경북 구미 PI첨단소재 폴리이미드(PI) 필름 제4호기 라인. 정상 가동 앞두고 시험 운전이 한창이었다. 보안을 위해 입장 절차는 까다로웠고 방진복 착용은 필수였다. 커다란 필름 롤페이퍼가 쉴새 없이 돌아갔고 기계음은 끊이질 않았다. 공정을 지켜보는 작업자도 숨 죽이고 진행 상황을 면밀히 살폈다. 이곳 구미 공장은 진천 공장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은 PI필름을 만든다.

PI필름은 모든 산업용 제품에 필수로 들어가는 핵심 소재다. -270도에서 500도까지 극한 상황과 초고온을 견뎌야 한다. 내열성, 안전성, 절연 특성이 뛰어나 상용화된 플라스틱 필름 중에선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는다. 스마트폰,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에 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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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첨단소재 구미공장 PI필름 생산라인.

생산 공정은 주로 자동화 시스템으로 돌아갔다. 작업 인력은 면밀하게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기기를 제어한다. 제1호기부터 4호기까지 한 건물에 배치돼 있어서 언제 어디서든 유연한 생산 대응이 가능해 보였다.

회사는 4호기 정상 가동 이후 라인별 전용 제품을 생산하는 변화를 꾀할 방침이다. 라인별 품종 교체가 잦으면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PI첨단소재 관계자는 “제5호기까지 증설하는 이유는 여러 필름 제품을 생산할 때 하나의 라인에서 한 품종을 지속 생산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축적해온 기술적 노하우를 접목해 차별화한 생산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전방 산업 수요 부진으로 PI필름 시장 성장이 다소 주춤한 상황에서도 회사는 '성장 전략'을 택했다. 해외 경쟁 업체 매출이 반토막 나는 상황에서도 PI첨단소재가 선방한 것도 이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PI첨단소재는 업계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PI필름 경쟁력과 생산능력(케파)을 확보했다.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고 고객사 신뢰도까지 높였다. 회사는 시험 가동 중인 4호기 라인 증설에 800억원대를 투자했다. 연간 750톤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연간 PI필름 전체 생산 능력은 기존 4500톤에서 5250톤으로 확대됐다.

투자는 현재 진행형이다. 세계 1위의 차별화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앞선 투자가 필수다. 내년 하반기에 5호기 라인 증설이 완료된다. 회사는 780억원을 추가 투자해 750톤 생산능력을 또 확대한다. 투자가 마무리되면 내년 하반기까지 총 연간 6000톤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글로벌 2위 업체 케파의 1.5배에 달한다. 압도적 PI필름 글로벌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성장 동력도 본격 키운다. PI첨단소재 핵심 매출은 PI필름에서 발생하지만 앞으로 PI 바니쉬, PI 파우더 등을 키워 3대 핵심 역량을 구축한다.

회사 관계자는 “PI바니시 생산라인을 진천 생산공장에 보유하고 있고 PI파우더 성형품 설비 투자와 증설도 진행 중”이라면서 “세계에서 PI필름, 바니시, 파우더 3대 사업 영역의 양산체제를 구축한 첫 번째 사업자로 거듭나 종합첨단소재 전문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