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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의 소비지출 심리가 코로나19 발생 초기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그동안 빠르게 회복됐던 여행, 문화·오락·취미, 외식 등 비필수 지출뿐 아니라 의류, 내구재 구입 의향도 급속히 냉각되고 있어 소비지출 '2차 빙하기'가 우려된다는 전망이다.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주례 소비자체감경제 조사(매주 1000명)'에서 코로나 전후 약 4년간 개인의 소비지출 심리 변화를 추적한 결과 U자형 회복 이후 또다시 급락하는 W자형 2차 하락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28일 내놨다.

그동안 추이를 보면 항목별 소비지출 전망지수는 코로나 전인 2019년 80포인트(P)대에서 코로나 첫해인 2020년 70P대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80P대를 회복했다. 올해 2분기에는 90P대로 코로나 이전을 뛰어넘었다. 지수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작으면 소비심리가 감소한다는 전망이, 100보다 크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함을 뜻한다.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3분기부터다. 여행비 지출의향이 지난 분기에 비해 18P 급락한 것을 필두로 모든 항목이 10P 이상 떨어졌다. 물가 급등으로 인한 금리 인상 기조, 여기에 부동산 가격 하락 등 경기침체 시그널이 나오면서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큰 등락을 보인 소비지출 부문은 여행이다. 모든 지출 항목 중 가장 낮은 지수인 54P까지 하락(2020년 2분기)했다가 올해 2분기에는 나홀로 100에 근접하더니 이번에 다시 81P로 급락했다.

내구재 구입비 감소 전망도 주목된다. 코로나 전부터 70P대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 이번 2차 하락 때 다시 최저 수준인 73P로 떨어졌다.


이정헌 컨슈머인사이트 상무는 “지출의향 하락 속도와 낙폭이 어느 때보다 커 상승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계속되는 물가 상승이 비용 증가와 소비감소를 불러오고 경기침체 악순환이 계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구체화되는 조짐”이라고 말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